» 한일 정상회담서 CPTPP 논의 물꼬 트일까…기업 협력 병행 ‘투트랙’ 주목

한일 정상회담서 CPTPP 논의 물꼬 트일까…기업 협력 병행 ‘투트랙’ 주목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이달 중순 열릴 한일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가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보다 CPTPP 가입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판단 아래,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청와대와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미 외교부를 통해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으며, 한일 FTA 대신 12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CPTPP를 통해 일본·멕시코 등과의 자유무역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CPTPP는 모든 품목의 관세 철폐와 함께 정부 조달, 지식재산권, 노동·금융 등 비관세 장벽까지 포괄적으로 자유화하는 협정이다.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공급망 안정과 수출 확대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멕시코가 올해부터 FTA 미체결국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CPTPP 가입을 통해 사실상 한·멕 FTA 체결 효과를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CPTPP 가입 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3~0.35%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이 약 3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만약 CPTPP 가입과 한·멕 FTA 체결이 모두 무산될 경우, 우리 철강·가전·자동차 업계는 멕시코에서 고율 관세를 부담하는 반면 일본은 무관세 혜택을 유지하게 돼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가입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CPTPP는 기존 12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해 일본이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 재개를 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할 수 있어, 국내 농업계의 반발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기계·화학 업계의 국내 진입 확대에 따른 대일 무역적자 심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CPTPP 가입 추진과 함께, 절차와 시일을 고려해 한일 기업 간 협력을 먼저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중 당시처럼 기업인 동행을 통해 투자·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산업단지 협력 강화 등 총 1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CPTPP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무역 질서가 다자체제에서 양자·복수국 협정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새로운 통상 규범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CPTPP 조속 가입과 함께 미·일·호주 등 가치 기반국과의 협력 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