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정부가 1400조원 규모로 커진 연기금 여유자금의 운용 방향을 전면 재정비한다. 코스닥 등 국내 주식과 벤처·혁신성장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환위험 관리도 강화해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는 29일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열고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확정했다.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공무원연금 등 67개 기금은 2024년 기준 1222조원의 여유자금을 운용 중이며, 2025년에는 14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운용 규모 확대에 따라 종합적인 자산운용 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 처음으로 기본방향을 마련했다.
이번 기본방향에는 국가재정법상 4대 원칙을 토대로 한 공통 운용기준과 거버넌스, 위험관리, 공공성 확보 방안이 담겼다. 기금 담당자가 실제 운용에 참고할 수 있도록 ‘기금 자산운용 공통 가이드라인’도 함께 제시했다. 정부는 안전자산 비중이 높은 현재의 운용 구조가 수익률을 제약한다고 보고 투자 다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핵심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다. 연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은 2019년 7.7%에서 2024년 43.6%까지 늘어난 반면, 국내주식 비중은 10여 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코스닥 투자 규모는 전체 국내주식의 3%대에 그쳤다. 정부는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의 참여 확대가 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과 혁신 성장 기반 조성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포트폴리오 내 코스닥 종목 편입 확대를 유도한다.
벤처투자와 국민성장펀드, ESG 투자도 강화한다. 연기금이 혁신성장과 신성장동력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민간 투자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고, 이는 중장기 수익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벤처투자 초기 3년 수익률을 평가에서 제외하는 등 진입장벽 완화 조치도 병행된다.
안정성 관리도 함께 강화된다. 정부는 기금 지출 구조를 반영한 유동성 관리 모형을 구축하고, 대체투자 확대를 통해 위험 분산을 추진한다. 특히 해외자산 투자 확대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환위험 관리 평가 항목을 새로 도입했다. 실제 운용한 환정책을 기준수익률에 반영해 평가 왜곡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연동해 기금운용평가 지침도 개정된다. 코스닥 지수를 평가 기준수익률에 일부 반영하고, 벤처투자 가점 배점을 확대해 혁신성장 투자를 유도한다. 대규모 기금일수록 환위험 관리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여 책임성을 강화한다.
정부는 이번 기본방향을 통해 연기금 자산운용이 안전성과 유동성을 전제로 수익성과 공공성을 함께 높이는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기근 기획처 직무대행은 “연기금 여유자금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효율적 운용과 함께 혁신생태계 활성화 등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