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 6년 묶고 사외이사 1년”…금융지주, 옥죄기 법안에 ‘뒤숭숭’

“회장 6년 묶고 사외이사 1년”…금융지주, 옥죄기 법안에 ‘뒤숭숭’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국회가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겨냥한 입법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회장 연임 제한과 사외이사 임기 단축 등 규제 강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개편 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업계는 ‘입법·정책’ 이중 변수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 집중투표제 의무화 앞두고…상장사 ‘시차임기제’ 꼼수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8일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고, 집중투표제가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주주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오는 9월 10일부터 대규모 상장사를 대상으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상법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정기주총에서 해당 제도의 실효성을 약화하거나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자는 차원이다. 실제 일부 상장사들은 정관 개정을 통해 이사의 임기를 서로 다르게 정하고, 임기 만료 시점을 분산시키는 ‘시차 임기제’를 도입했다. 이는 한 번의 주총에서 선임되는 이사 수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집중투표제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만일 해당 법안이 통과돼 사외이사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되면, 매년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재신임 받아야 해 특정 시점에 이사 선임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집중투표제를 회피하는 것이 곤란해지고, 주주권리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의 중장기적인 경영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의 임기는 현행 상법과 동일하게 임기를 3년 이내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 “금융지배구조 개혁”…회장 장기집권 막는다

▲국회.(사진=나유라 기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의 총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금융지주 회장은 연임만 가능하다. 개정안에는 여신전문금융회사와 금융지주사의 상근 임원이 다른 회사의 상근 임직원을 겸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위임조항도 삭제했다.

현행법은 금융사의 상근 임원이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특정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회장의 임기나 연임 횟수에 관해서는 ‘상법’상 이사 임기 규정 외에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개정안은 금융지주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 상근임원이 자회사 임직원을 겸직하는 내용의 겸직 허용 조항을 삭제해 이해 상충 가능성을 차단했다. 여기에 금융지주사 회장의 임기를 제한해 금융권에 만연한 장기집권과 폐쇄적 지배구조 문제를 바로잡고자 했다. 신장식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과 이해상충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내부통제와 건전성을 말할 수 없다”며 “이번 법안은 금융지배구조 개혁의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법안들과 별개로 금융당국이 조만간 발표할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주시하고 있다.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시 특별결의 도입, 사외이사 독립성 및 책임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22일로 예정된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관련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해당 일정이 연기되면서 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금융권의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이 원장이 사외이사를 만날 이유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