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은행 돈으로 이자장사?…정부, ‘명륜당 사태’ 칼 뺐다

국책은행 돈으로 이자장사?…정부, ‘명륜당 사태’ 칼 뺐다

▲금융위와 공정위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가맹본부·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국책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가맹점주에게는 두 자릿수 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의 ‘이자 장사’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다. 앞으로 가맹본부가 정책자금을 활용해 가맹점에 부적절한 고금리 대출을 제공할 경우 신규 정책금융 지원이 제한된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이른바 ‘명륜당 사태’와 유사한 거래 구조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정책금융 관리 강화와 정보공개 확대 등을 담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대출 구조와 자금 흐름 등을 점검했다.

대책의 핵심은 정책금융기관의 사후 및 사전 관리 강화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은 앞으로 신규 대출과 보증 심사뿐 아니라 만기 연장, 자금 사용 점검 과정에서도 가맹본부의 가맹점 대상 대출 여부와 대출 조건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히 당국은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여신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정책자금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신규 대출 및 보증 지원을 막고, 기존 지원 건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 제한이나 분할 상환 조치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부 가맹본부들이 정책금융기관 자금을 활용해 사실상 고금리 대출 사업을 벌인 정황도 드러났다. 명륜당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연 3~6%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대주주 측이 세운 특수관계 대부업체 14곳에 약 899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 대부업체는 명륜진사갈비 및 A사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비용 등의 명목으로 연 12~18% 금리 대출을 제공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가맹점주들의 상환 구조도 일반 금융거래와는 달랐다. 명륜당은 가맹점주가 육류 등 필수품목 대금에 대출 원리금을 포함해 본사에 납부하면, 본사가 이를 대부업체에 대신 상환하는 방식을 운영했다. A사의 경우 가맹점 매출 정보를 특수관계 대부업체에 제공하고, 점주들이 매출 일부를 원리금 형태로 상환하는 구조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 감독을 피하려는 ‘대부업 쪼개기 등록’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수관계 대부업체들이 금융위 등록 요건에 해당하지 않도록 총자산을 100억원 미만으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현재 금융위 등록 대부업체에만 적용되는 총자산 한도 규제를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쪼개기 등록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금융감독원이 직권으로 검사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가맹사업과 대부업을 동시에 운영한 B사 사례도 적발됐다. B사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은행권 자금 12억원을 연 4% 금리로 조달한 뒤, 특수관계 대부업체와 함께 가맹점주 112명에게 총 114억원 규모 대출을 연 13% 금리로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도 쪼개기 등록 정황이 포착됐다.

공정위는 가맹 희망자 보호 장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정보공개서에는 신용제공 및 알선 내역을 가맹점 개설 단계와 운영 단계로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여기에 대출금리, 상환 조건, 가맹본부와 대부업체 간 관계 등도 포함된다.

또 가맹본부가 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대신 납부하는 구조 탓에 차주가 실제 상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금융회사가 직접 가맹점주에게 납부 여부 등을 안내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필수품목이 아닌 상품까지 거래를 강제하는 가맹본부에 대해 최대 3배 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맹사업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