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IB들 “올해 美 기준금리 인하 늦어진다”…인상 가능성도 ‘꿈틀’ [이슈+]

글로벌 IB들 “올해 美 기준금리 인하 늦어진다”…인상 가능성도 ‘꿈틀’ [이슈+]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시점을 줄줄이 늦추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는 와중에 미 노동시장마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금리 동결 기조를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존에 예상했던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모두 철회하고,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7월과 9월로 미뤘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한 바 있다.

아디티아 바베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경제 지표만으로는 올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인데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견조했던 4월 고용보고서는 결정타였다”며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1만5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6만2000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4.3%로 유지되면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바베 애널리스트는 이어 “인플레이션 역시 여전히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에 고착돼 있다”며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고, 유가 급등 영향도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금리 전략가들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 2년물 국채를 매도하고 단기채 가격이 장기채보다 더 크게 하락하는 방향에 베팅할 것을 권고했다.

▲골드만삭스 로고(사진=AFP/연합)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애널리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 시점을 각각 한 분기씩 늦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오는 12월과 내년 3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클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비용 상승분의 전가 효과로 인해 근원 PCE 가격 상승률이 올해 내내 2%보다 3%에 더 가까운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금리를 인하하려면 유가 충격이 약해진 이후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추가 약세가 함께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연 3.0~3.25%로 유지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4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9월에서 12월로 늦췄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 등도 연준이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데 이어 내년 3분기에는 오히려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거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 충격이 더욱 심화할 경우에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조금씩 반영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연 3.75~4.0%로 25bp 인상될 가능성을 24.8%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 확률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6% 수준에 불과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