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5000억 CB 발행 속사정…2.5조 만기압박?

현대건설 5000억 CB 발행 속사정…2.5조 만기압박?

▲현대건설 계동 사옥.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5000억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전환사채는 제로금리가 적용되고, 전환가액은 기준시점 주가 대비 15% 할증이 적용되는 등 현대건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됐다. 한편 현대건설이 일반적인 회사채 발행이 아닌 전환사채로 자금을 조달한 배경이 주목된다.

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의 유동성 지표는 급격한 흐름 변화를 보였다.

전기말 4조8126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올해 1분기 말 3조3371억원이 됐다. 3개월 사이에 현금 약 1조4700억원이 줄었다.

이에 따라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이 전기말에는 –9616억원이었지만 당분기말에는 8155억원이 됐다. 빚보다 현금이 많은 상태에서 당분기말에는 빚이 더 많은 상태로 전환된 것이다.

자본총계 대비 순차입금 비율도 전기말 –9.5%에서 당분기말 7.4%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금융원가는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425억 원) 대비 18.8% 증가했다.

만기가 다가온 부채규모도 부담이 적지 않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및 사채 규모는 2조5164억원이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일반 회사채 발행으로만 대응하기엔 이자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건설은 이번 조달이 단기 부채 압박에 따른 자금조달이 아니라 금융비용 절감과 신사업 투자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기상환청구권과 리픽싱 조항이 배제된 상태에서도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증명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반 회사채 대신 CB를 발행한 배경에 대해 “일반 회사채 대비 낮은 금융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보증 여력 확충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3개월 사이에 현금흐름이 축소된 배경에 대해서는 올해 디에이치 방배,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등 국내 대규모 주택사업의 중도금 및 잔금 납부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생긴 일시적 착시효과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주택현장 중도금·잔금 일정이 도래하면 현금성 자산은 회수될 것”이라며 “대형공사 제작 기자재 등 마일스톤 달성 및 수금으로 자금수지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조달한 5000억원의 용처에 대해서는 중장기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원전·SMR 등 신사업 투자 기회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