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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공급 총력전 돌입…“가용 수단 총동원” 후속대책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40주년 기념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제 개편에 이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공급대책 전면 재검토와 신속한 공급 확대를 지시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도 건설업계와 금융권 의견을 다시 수렴하며 후속 공급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급 대책 없이 세금만 올린다고 주장하지만 세제와 공급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세제 정상화와 신속한 공급 확대를 함께 추진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 직무대행은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점검회의에서 2022년부터 이어진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을 초래했다고 진단하고 기존 공급대책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며 “민주당도 관련 상임위원회를 총동원해 주택시장 안정화 TF를 확대·개편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토교통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뿐 아니라 재정경제위원회와 정무위원회까지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공급과 금융, 세제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한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급대책은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7시간30분 동안 진행한 부동산·주식시장 점검회의의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가용한 행정조치와 금융·재정·규제완화 등 신속한 공급 실현을 위한 방법을 찾으라”며 기존 공급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현실적인 국민 요구를 반영한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금융과 주택 공급과 관련한 후속 보고도 2~3일 내 다시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대통령 지시 이후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건설업계와 부동산 개발업계(디벨로퍼), 관련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공급 확대를 위한 현장 의견을 다시 청취했다. 업계에서는 신축매입임대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려면 브리지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경색을 우선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적 PF 펀드 지원 대상을 신규 사업장까지 확대하고,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대출 총량 규제 개선, 다세대주택 1개 동 바닥면적 기준 확대와 층수 제한 완화 등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공택지와 국유지, 군부지 등 활용 가능한 공급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는 한편 그린벨트 활용 여부,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단축,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정비사업,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을 포함한 공급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관계부처 간 협의도 수시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에 “관계부처 실무급, 고위급 협의체는 상시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나 발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통령 지시 이후 관계부처 협의가 상시 체제로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정부가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공급 선행지표 둔화도 자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는 11만661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감소했다. 수도권 인허가는 6만7946가구로 8.1% 줄었고, 서울도 2만655가구로 9.8% 감소했다. 반면 착공은 전국 11만8005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지만 수도권은 6만5204가구로 0.7% 감소했다.

특히 실제 입주 물량을 의미하는 준공 실적은 크게 줄었다. 상반기 전국 준공은 10만3735가구로 지난해보다 49.5% 감소했고 수도권은 5만2925가구로 47.6%, 서울은 1만5160가구로 52.1% 각각 줄었다. 정부가 공급 속도를 강조하는 것도 향후 입주 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급대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공급대책의 내용과 발표 시기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확정된 바 없다”며 “확정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인한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과 중장기 공급 기반 확충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장 빠른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비아파트와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활용, 공공 매입 확대, 공실 임대 활성화 등 기존 재고를 시장에 유통시키는 정책”이라며 “이들 정책은 수개월 내 임대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신규 아파트 공급은 착공부터 입주까지 통상 3~5년 이상 걸려 단기 처방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번 공급대책은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택지와 3기 신도시 등 공급 기반을 확충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택 재고를 최대한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는 단기와 장기 공급대책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며 “3기 신도시와 신규 택지 개발은 반드시 추진해야 하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함께 활성화해야 한다”며 “비아파트 공급을 살리지 않고서는 주거시장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