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8일 삼성전자에 무슨 일이”…100兆 실적 앞 ‘주가 변수’ 겹친다

“8일 삼성전자에 무슨 일이”…100兆 실적 앞 ‘주가 변수’ 겹친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또 한 번 끌어올리면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HBM4 출하까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D램값 뛰더니 HBM4까지…삼성전자 이익 ‘2차 질주’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다. 최근 한 달 이내 증권사 보고서를 기준으로 집계한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는 매출 200조2577억원, 영업이익 105조4137억원이다. 시장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특히 영업이익 규모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3분기 한 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2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기준 300조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실적의 중심에는 반도체 사업이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이 지난 2분기에 이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DS 부문이 전사 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70% 중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메모리 사업만 놓고 보면 8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메모리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배경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평균 가격은 26달러로 한 달 전보다 1달러 상승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도 30.6달러로 전월보다 0.1달러 높아졌다. 낸드 가격은 21개월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10~15% 오르고 낸드 가격은 15~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이익 레벨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HBM 역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양산에 들어간 HBM4의 출하가 확대되면서 고부가 메모리 사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최근 급등한 범용 메모리 가격을 당장 판매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웠지만, 내년 계약부터는 가격 상승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HBM4가 내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HBM4가 경쟁사 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 “外人 팔고 자사주는 끝”…삼성전자 주가 ‘8일’ 고비

▲최근 6개월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다만 실적 기대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8일 실적 발표일에는 ETF 리밸런싱과 옵션 만기, 자사주 매입 종료가 한꺼번에 겹친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수급 요인이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변동성을 크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날 반도체 ETF 7개가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이들 ETF의 총 운용자산은 약 19조원 규모다. 삼성전자의 ETF 내 편입 비중이 상한선에 가까워진 만큼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계적인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삼성전자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는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이수페타시스,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 다른 반도체 종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옵션 만기까지 겹친다. 그동안 주가의 수급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자사주 매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15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효과가 6일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새로운 수급 주체가 나타날지가 중요해졌다고 판단했다.

환율은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당초 예상했던 1460원보다 낮은 1418원 수준에 그친 점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112조원에서 106조원으로 조정했다. 시장 전체의 기대치 역시 8월 한때 114조원 안팎까지 올라갔다가 현재는 105조원대로 낮아진 상태다.

문제는 실적 기대와 주가 수급의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연속 순매도했고 매도 규모는 약 26억달러에 달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4억달러, 75억달러를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국내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각각 85억달러와 25억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ETF 리밸런싱과 자사주 매입 종료까지 겹치면서 8일 실적 발표 이후 수급이 반전할지가 단기 주가 흐름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