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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코스피 살렸다?”…삼전닉스 급락 멈춘 이유 [머니+]

▲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는 소식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투매가 쏟아졌지만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2% 오른 5683.8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7.34포인트(2.43%) 오른 5786.13으로 출발해 장 초반 3.17% 상승한 5828.1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장중 4.02% 급락한 5421.72까지 밀렸다가 막판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고점과 저점의 격차는 무려 406.41포인트에 달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중 최대 6~7% 급락했지만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68% 내린 21만8000원에, SK하이닉스는 0.18% 하락한 139만6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5% 가까이 폭락했다가 낙폭을 줄였고, 대만 자취안지수도 하락폭을 축소해 0.8%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매도세가 진정됐다고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도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최소 7석을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았으며, 2024년 선거 당시 공화당이 손쉽게 승리했던 지역구의 하원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민주당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증시는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감독과 규제가 강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이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미 AI 산업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자금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중된 것이다.

▲(사진=AP/연합)

그러나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반드시 AI 산업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규제 강화 법안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정치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베스코자산운용의 기노시타 도모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 전망으로 AI 산업에 대한 감독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전역의 관련 주식이 압박받았다”면서도 “이러한 반응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차기 의회에서 AI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재정적자를 크게 확대하는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반드시 나쁜 소식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의 압승 자체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이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점“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고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정책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인 점도 증시 반등에 힘을 보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은 18% 급등했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12% 넘게 올랐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9.54%)와 LG에너지솔루션(3.70%) 등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반등을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의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코스피의 반등 시도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저가 매수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도 “현재 시장은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지지를 받고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취약한 상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보다 광범위한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과 안정적인 기업 실적 전망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