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대산 석유화학 산업단지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기초화학 소재를 비롯한 주요 사업부문의 대외 불확실성의 여파로 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 들어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지 불과 반 년 만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5조3951억원과 영업손실 2814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증가한 반면, 영업적자폭은 112.3% 확대돼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이는 중동정세 여파로 상승한 주요 사업부문의 원료가격이 제품 가격에 지연 반영되며 스프레드(제품·원료 가격차)가 축소된 데 더해,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과 해상운임 부담이 가중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판가 상승에 따라 2800억원가량 재고자산 평가손 환입이 발생한 반면, 스프레드 악화 여파로 49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운송비 효과 역시 800억원 규모 원가부담으로 작용하며 수익성 부담을 가중시켰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기초화학 부문에서 수익성 위축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부문 매출은 3분기 매출 3조7235억원과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반짝 흑자’ 기조를 이어갔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첨단소재 부문과 자회사 롯데정밀화학도 이러한 여파로 외형과 내실이 동반 위축됐다.
3분기 첨단소재부문 매출은 1조893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보였으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정밀화학도 당기 매출 5253억원과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0.4%·64.5% 후퇴했다.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북미권 에너지저장장치(ESS)·글로벌 전기차(EV) 고객향(向) 판매량이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매출 2897억원과 영업손실 213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적자 폭이 각각 49.2%·26% 확대됐고, 영업손실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며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1.3%포인트(p) 개선된 -7.4%로 나타났다.
기초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기초화학 업황 회복 등 회사의 사업 전망에 집중됐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에도 해상운임과 환율, 스프레드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부 부담 요인들이 완화하며 적자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에선 대산의 현대오일뱅크 합작법인(JV) H&L 어드밴스드가 지난 9월 출범을, 여수 공장은 물적 분할을 거쳐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여천NCC와의 통합법인 출범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운영 효율성과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구조적 수익개선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회사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재편 노력이 재무제표상 현금흐름과 수익성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은 “단지별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 재편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지 내 통합 운전을 통해 효율성을 증진하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예측하기로는 대산·여수 등 개별 통합 프로젝트 별로 약 3000억원 규모의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 연결 재무제표상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효과는 대산·여수 공장이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됨에 따라 손익계산서상 수익성은 시황이 어려울 때도 현재 수준보다는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시황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당사가 참여해 구체적으로 결론을 낸 대산단지와 현재 진행 중인 여수 통합 작업을 통해 NCC 캐파 감축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울산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이 예정돼있어 드라마틱한 시황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슬로우 다운 되고 있는 글로벌 증설 규모나 일본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구조 개편 내용을 생각하면 점진적으로나마 가동률 회복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