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임대차 시장 ‘월세화’ 가속…1분기 월세 비중 63%로 역대 최고

서울 임대차 시장 ‘월세화’ 가속…1분기 월세 비중 63%로 역대 최고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의 월세 거래 비중은 63.6%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전세 사기 우려, 대출 규제, 전셋값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0.4%로, △2023년 54.5% △2024년 58.0%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은 같은 기간 60.8%에서 63.6%로 2.8%포인트 상승했으며, 전국 아파트 월세 비중도 지난해 43.4%에서 올해 44.5%로 확대됐다. 주택 유형을 불문하고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가 월세 계약도 증가 추세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월세 1000만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75건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높은 월세가 기록된 곳은 성동구 성수동 소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전용 198.2㎡)’로, 보증금 5억원에 월세 37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 단지는 1000만원 이상 고가 월세 거래 중 9건을 차지해 전체의 약 12%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구가 2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동구(22건) △강남구(13건) △서초구(13건) △영등포구(2건) 순으로 나타났다. 고급 주거지 중심으로 초고가 월세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 피해의 확산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전세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월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진단한다. 여기에 최근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도 월세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7681가구지만, 내년에는 9640가구로 74.4%나 줄어들 전망이다. 2027년에도 입주 물량은 9573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는 2021년 2976건에서 2023년 1만5665건으로 급증했고, 피해 금액은 3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세시장 전반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 피해와 대출 규제 여파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셋값 상승이 다시 주택 매매가를 자극할 수 있어 전반적인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