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정보 '1만명 처방내역' 넘긴 의사들…2심도 벌금형 유지

환자정보 '1만명 처방내역' 넘긴 의사들…2심도 벌금형 유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환자 1만여 명의 처방 내역을 제약사에 무단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성모병원 소속 의사들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행위가 중대하며, 형을 감경할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차승환·최해일·최진숙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벌금 1000만원, 의사 B씨와 C씨에게는 각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도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됐다. 이는 모두 1심과 동일한 판결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환자 정보를 제약사에 제공했고, 사용인인 피고인들의 행위에 대해 가톨릭학원도 책임이 있다”며 “제공된 개인정보의 내용, 횟수, 경위에 비춰볼 때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고, 형을 변경할 특별한 사정 변경도 없다”며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 사건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성모병원에 근무하던 피고인들이 제약사 요청을 받고 환자의 처방 내역을 병원 전산망에서 내려받아 무단으로 제공한 혐의에서 비롯됐다. 검찰에 따르면, 제약사 측은 “판매한 약품의 실적을 증빙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처방 데이터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피고인들은 환자 약 1만여 명의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범행으로 직접적인 금전적 이익을 얻은 정황은 없다”고 판단했지만,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민감한 정보를 유출한 점은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과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형량 유지를 결정하며 사건을 종결지었다. 이번 판결은 의료기관 내 개인정보 보호 의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