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송경신 기자 =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된 음악의 무단 활용을 식별·차단하기 위한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음악 실연자 단체가 본격 참여한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관하는 국가 R&D 과제에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해 AI 음악 확산 속 실연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추진되는 4개년(2025~2028) ‘신기술 융합 저작권 기술개발 사업’으로, AI 생성 음악과 딥페이크 음악의 저작권 검증을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이 목표다. 음실련은 한국저작권위원회, 마크애니, 오드아이,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딥페이크 음악은 AI 기술을 활용해 특정 가수의 목소리나 창법을 모방해 실제 해당 가수가 부른 것처럼 제작된 음원을 의미한다. 과거 SNS에서 화제가 된 아이유 버전의 비비 ‘밤양갱’, 임재범 버전의 뉴진스 ‘하입보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음실련은 AI 기술 확산으로 실연자의 동의 없이 생성·유통되는 음원이 늘어나면서 음성권과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승민 음실련 전무이사는 “AI·딥페이크 음악이 범람하는 환경에서도 실연자들이 권리를 보호받고 정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음실련은 2025년도 1차 연구에서 가수 음원 식별을 위한 보컬 특징 데이터베이스(DB)와 실연자 가창 데이터를 구축했다. 회원을 대상으로 데이터 제공 동의 절차를 마련하고, 장르와 연령대를 아우르는 실연자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법적·윤리적 검토를 강화해 무단 사용을 방지하는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향후 연구 과정에서는 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라이선스 확보와 함께 음악 저작권 검증 기술의 정확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실증이 추진된다. 특히 오디오 워터마킹 기반 권리 정보 삽입 기술과 딥페이크 음악 자동 탐지 시스템을 개발해 실연자의 목소리 도용 여부를 식별하고 권리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음악 사례도 늘고 있다. 고(故) 김광석의 목소리로 자우림의 ‘스물다섯’을 재현한 사례나, 고(故) 김성재의 음성을 복원해 발표된 신곡 ‘라이즈’는 AI 기술이 음악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음악 저작인접권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음실련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실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법적인 AI 음성 모델이 구축될 경우, 생성형 음악 제작과 유통 과정에서 실연자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음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박근익 음실련 사업팀장은 “AI 음원 생성과 딥페이크 커버곡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실연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기반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 연구가 AI 시대 음악 실연자 권리 보호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