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지난 겨울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폐사 수가 31마리로 집계되며 전년보다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양보호 강화 대책이 실효를 거둔 결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과 환경부는 10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산양 폐사 신고 건수는 총 31건으로, 최근 5년 평균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집계된 764마리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두 기관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폭설 등 자연재해 발생 대비 산양 보호대책'에 따라 산양 주요 서식지인 양구·화천, 인제·고성·속초, 울진·삼척 등 3개 권역에서 먹이 공급과 순찰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왔다.
특히 양구·화천 권역은 국가유산청, 나머지 권역은 환경부가 담당하며 총 80곳의 먹이급이대와 22곳의 쉼터를 운영했다. 이곳에 공급된 뽕잎, 알팔파 건초, 미네랄 블록 등 먹이량은 약 2만2천 톤에 달한다.
먹이급이대에는 관찰 카메라를 부착해 이용 실태를 분석했으며, 양구·화천의 경우 57개소에서 평균 4마리의 산양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속초·고성 권역에서는 약 520회, 울진·삼척 권역에서는 약 1200회의 이용이 확인됐다. 특히 오후 7시 이후 야간 활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순찰 활동도 활발히 이뤄졌다. 양구·화천 권역에서는 민·관·군 협의체 중심으로 308회, 국립공원이 있는 인제·속초·고성 지역에서는 한 달 평균 161회의 순찰이 진행됐다. 산양 찻길 사고 예방과 구조 요청을 위한 안내 현수막도 전국 132곳에 설치됐으며, 문자 전광판에도 150회 이상 관련 메시지가 노출됐다.
한편 두 기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가 생태계를 단절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44개소를 시범 개방하고 야생동물 이동성과 생태계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결과는 하반기 울타리 운영 효율화 방안 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산양은 전 세계에 단 5종만 분포하는 희귀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에 주로 서식한다. 1968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