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상징물로 알려진 창덕궁 불로문(不老門)의 출입이 제한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일, 국가유산 보호와 보존 처리를 위해 창덕궁 불로문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불로문은 창덕궁 후원 애련지 권역에 위치한 돌문으로, 넓은 돌판 하나로 이루어진 단일석 구조물이다. 이 문을 통과한 이가 상하거나 병들지 않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 숙종이 1692년 애련정을 세운 뒤 동쪽에 불로문을, 그 바깥에 불로지(不老池)라 불리는 연못을 뒀다고 전해지나, 연못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불로문은 2017년 한미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소개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김 여사가 “이 문을 지나가면 늙지 않는다”고 하자, 멜라니아 여사는 “그렇다면 꼭 지나가야겠다”며 웃음을 자아낸 일화도 있다.
그러나 창덕궁관리소에 따르면 석재 상부에 이미 20여 년 전부터 균열이 발생했으며, 이번에 추가 보존처리를 위한 정밀 점검이 진행 중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불로문을 불상처럼 만지면 무병장수를 한다는 오해로 인해 관람객들이 무분별하게 손을 대는 경우가 많았다”며, 훼손 방지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후원 관람 동선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불로문을 지나 애련지, 연경당, 관람지로 이어졌지만, 앞으로는 의두합을 경유해 동일한 목적지로 이동하게 된다. 관리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28일 이 같은 관람 동선 변경을 사전 공지한 바 있다.
관계자는 “후원으로 가는 길에 금화문 등 다른 문도 있는 만큼, 불로문을 꼭 지나지 않아도 되는 동선”이라며, 관람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불로문 보존처리는 오는 6월 8일 완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