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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장생도, 크리스마스 트리로 재해석…고궁박물관 연말 특별 전시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전통 회화 ‘십장생도’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재탄생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연말을 맞아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한 한국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이며, 전통 회화를 현대적 조형물로 재해석한 특별 전시를 마련했다.

십장생도는 해·구름·산·물·바위·학·사슴·거북·소나무·불로초 등 장수와 영원을 상징하는 소재를 담은 그림으로, 조선시대에는 정초에 왕이 중신들에게 하사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번에 공개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이러한 십장생의 의미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 동서양 문화가 어우러진 형태로 구현됐다.

트리는 붉은 줄기의 소나무를 중심으로 눈이 내려앉은 모습을 연출하고, 댕기와 버선, 복주머니, 노리개 등 전통 소품을 장식해 한국적 미감을 강조했다. 트리 앞에는 루돌프를 연상시키는 붉은 코의 사슴 두 마리가 썰매 대신 임금의 가마인 가교(駕轎)를 재해석한 구조물을 끌고 있으며, 주변에는 학 한 마리가 전통 보자기로 감싼 선물 상자들을 지키고 서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트리는 내년 1월 말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로비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전체 관람객의 약 30%가 외국인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문화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1월 말 기준 국립고궁박물관 누적 관람객은 75만9069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관람객은 21만9979명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크리스마스 트리 디자인을 바탕으로 카드와 실내 장식 등 다양한 문화상품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