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작가 황도경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그림 안에 가둬 담았죠”

청년 작가 황도경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그림 안에 가둬 담았죠”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사우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22살 청년 작가 황도경은 본인의 대표작 ‘늪’을 비롯한 주요 작품들에 관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을 그림 안에 담아 가두고자 했다”라고 밝히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관람객에게 소개했다.

황 작가는 ‘늪’이라는 작품에 대해 “눈사람, 나무, 잠자리 등 일상의 소재들을 재해석해 그 안에 모호하고 애매한 감정을 담았다”라며 “그 감정들을 울타리 안에 가둔 것이 바로 ‘늪’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 외곽의 테두리는 이 모든 감정을 가두는 경계선으로 작용한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중 하나는 정사각형 9점으로 구성된 ‘무제 시리즈’다. 관람객들은 이 시리즈를 통해 ‘하나의 형상 같기도 한 인체’를 마주하게 되는데, 황 작가는 이를 “스토리보다 집합적으로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한 구성”이라고 밝혔다. 순간순간 떠오른 장면과 감정이 직관적으로 표현된 이 연작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작가의 회화는 단순히 시각적 재현을 넘어 감정의 구조를 시적으로 시각화한다. ‘무제 1’에 대해 관람객들이 “상실이나 절망, 패배처럼 느껴진다”라고 해석하자, 그는 “심장을 형상화했고, 사랑, 나무, 슬픔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이미지”라며 “딱딱한 나무 외형에 감정을 담은 심장을 비유적으로 얹은 것”이라 설명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작품은 황 작가가 지하철 속 풍경에서 착안한 그림이다. 그는 “사람들이 모두 무표정한 얼굴로 핸드폰만 보고 있는 모습이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았다”라며, 창밖 회색 배경은 지하철 유리창을, 노란빛은 스마트폰 화면의 반사광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패러디 작업도 돋보인다. 그는 고흐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길’을 재해석해 크리스마스의 따뜻한 분위기로 재구성했다. 황 작가는 “원작은 밝은 듯 어두운 느낌인데, 그걸 완전히 밝게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나도 풍경화 그릴 줄 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황도경 작가는 “작품은 어떤 계획된 메시지보다 순간적인 감정의 흐름을 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표현을 지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황도경 작가의 작품들은 감정을 가두고 풀어내며 세상과 소통하는 그의 그림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것’에 가까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