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코리아 “내년 SDV 출시, 2028년 전기차 부산서 생산”

르노코리아 “내년 SDV 출시, 2028년 전기차 부산서 생산”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르노코리아 기자 간담회에서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이 한국 시장 중장기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지성 기자

르노코리아가 오는 2029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한다고 밝히며 ‘지속 가능한 성장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단일 성공 모델에 의존하던 과거를 넘어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4일 르노코리아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르노그룹의 ‘퓨처레디 플랜’에 따른 한국 시장 중장기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퓨처레디 플랜은 2030년 연간 최소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전동화와 라인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유럽 이외 지역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르노그룹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한국을 르노그룹 내 D·E 세그먼트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하나의 성공 사례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공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장 전략 측면에서 르노코리아는 2029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고 2028년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을 단순 생산기지가 아닌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등 신차를 통해 개발·생산 역량을 입증해 왔다. 특히 필랑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핵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르노코리아는 내년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출시하고 이후 인공지능 기반 차량(AIDV)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차량을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지능형 동반자’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최근 출시된 필랑트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기능이 일부 적용돼 있으며 향후 차량이 탑승자의 요구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수준까지 고도화될 전망이다.

파리 사장은 “차량이 목적지 정보와 운전자 상황을 기반으로 일정 관리와 주변 정보 안내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동화 전략도 병행된다. 르노코리아는 2028년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배터리 공급망의 국내 구축과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집중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으로 판매를 유지하며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흐름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운영 측면에서는 개발 속도 혁신을 추진한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개발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품질 저하 우려가 제기되자 파리 사장은 “품질은 최우선 가치이며 어떤 타협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협력사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 기술을 빠르게 최적화함으로써 개발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부품사 및 IT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협력 생태계 강화 역시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파리 사장은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기존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협력사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공급 관계를 넘어 공동 개발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 환경과 관련해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파리 사장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공통 과제”라며 “르노는 125년 브랜드 역사와 기술력, 그리고 빠른 시장 대응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공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생산을 중심으로 공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 여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간 내 생산능력을 과거 최대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함께 내놨다.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도 눈길을 끌었다. 파리 사장은 “한국 소비자는 기술과 디자인에 매우 민감하고 수준이 높다”며 “이러한 특성이 르노코리아를 프리미엄 D·E 세그먼트 허브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5월부터 돌입하는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과 관련해서는 “노사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공동 목표 아래 협력할 것”이라며 유연성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사 협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르노코리아는 전동화, 소프트웨어, 협력 생태계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한국형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리 사장은 “내년 이맘때는 별도의 설명 없이도 시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