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 상승' 수도권 확산…과천·평촌 들썩

'서울 집값 상승' 수도권 확산…과천·평촌 들썩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강북을 거쳐 과천과 평촌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전·월세 가격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기 일부 지역에서 집값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 더샵 센트럴시티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 초만 해도 급매로라도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이 다시 움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권의 상승 흐름은 강북 마포·용산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넘어 서울 외곽과 경기 주요 도시로 퍼지고 있다. 과천, 안양, 성남 분당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신고가 경신과 거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2020~2021년 집값 급등기와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6.5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 전체는 0.36% 하락했으나, 안양 동안구는 오히려 1.13% 상승했다. 과천의 매매가격지수는 4.6% 올라 서울 강남(3.83%)과 서초(3.49%), 송파(3.45%)를 앞질렀다. 이외에도 성동, 마포, 용산, 양천 등 서울의 주요 지역도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과천 푸르지오써밋(전용 84㎡)은 지난달 24억5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안양 호계동 평촌더샵아이파크(전용 84㎡)도 11억4500만 원에 팔리며 1년 전보다 약 2억 원 가량 상승했다.

매수심리 회복세도 뚜렷하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5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지수'에 따르면 경기는 113.6으로 전월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95~115 사이일 경우 보합 국면으로 분류되는데, 경기 지역은 상승 국면에 근접한 수치를 보이며 다시 온기가 돌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2026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4462가구로 올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최근 10년 평균 대비 31.7%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경기도는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이 6만1712가구로 10년 평균의 45.1%에 머물고, 인천 역시 1만4909가구로 감소세를 보인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고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서울 중심지와의 접근성이 뛰어난 과천, 분당, 평촌 등지에서는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며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기대 심리와 실물 수급 문제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