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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이혼’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누구?…포브스 선정 국내 5대 부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 사진=스마일게이트

국내 이혼소송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액수가 나오면서 스마일게이트 창업주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권 이사장의 부인 이모씨가 제기한 이혼 청구를 인용하면서 피고(권 이사장)가 원고(이씨)에게 재산분할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65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총 2조5500억원 규모로, 재산분할 액수로는 국내 이혼소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재판부는 “장기간 갈등 경위와 심화 과정, 관계회복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혼인 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파탄에 이르렀고 책임은 모두에게 있고 대등하다”며 “혼인 초기 원고 가족의 지원이 있었고 배당금을 지급 받은 사정, 다른 사건에서 자회사 기업가치가 이 사건보다 높게 평가된 점, 혼인생활 과정, 파탄 경위, 경제력 등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액이 커지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법원이 비상장 기업인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를 7조원 이상(7조1049억원)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재산이 만들어진 뿌리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재산 분할액이 커진 배경이 됐다.

기업공개(IPO) 등 외부 투자를 최소화하며 지분 희석을 막아온 경영 방식도 재산 규모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업계에서 보기드문 단독 주주체제로 운영돼 왔다. 권 이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크래프톤의 창업주 장병규 의장의 크래프톤 지분율은 약 15%, 넷마블의 창업주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 지분율은 약 25% 정도다.

권혁빈 이사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배우자 이씨가 이혼을 청구한 지난 2022년 당시 권 이사장은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국내 5위 부호로, 재산은 약 68억달러(약 8조원대)로 추정됐다.

전북 전주 출신인 권 이사장은 서강대 전자공학과(92학번) 재학시절 이씨와 동문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결혼해 이듬해 6월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다. 비상장 기업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06년 출시한 1인칭총쏘기게임(FPS)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대박을 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지난 2019년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뤘다.

이번 판결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법원이 배우자 이씨를 단순한 ‘창업주의 배우자’로만 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이씨가 스마일게이트 설립 초기부터 회사 지분을 보유했던 점을 비롯해 이씨 원가족의 초기 경제적 지원, 혼인 기간 동안 장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한 점 등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요소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 결과는 스타트업과 벤처 창업자의 이혼에서 배우자의 기여도를 따지는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양측이 법원의 이번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