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현대제철, 고부가 효과에 수익개선 지속…‘밸류업 정책’은 지연될 듯

현대제철, 고부가 효과에 수익개선 지속…‘밸류업 정책’은 지연될 듯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올해 3분기 우호적인 제품 판매가격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효과에 힘입어 수익 개선세를 이어갔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5조8971과 영업이익 871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3.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1% 증가해 수익성 중심의 성장세가 나타났다.

별도기준 영업실적도 매출이 4조5737억원에 그쳐 직전 분기 대비 5.5% 위축된 반면, 영업이익은 123억원을 올려 이 기간 10.8% 확대됐다.

◇ 원가부담 상쇄한 고부가 수익…4분기 판매량 회복 관건

이 같은 수익성 개선 흐름은 자동자강판을 비롯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데 더해, 시장 내 제품 판매가격이 우호적으로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3분기 현대제철의 제품(판재+봉형강) 판매량은 총 392만5000톤(t)으로 직전 분기 442만1000t 대비 11.2% 감소했고, 이에 매출은 같은 기간 5.5%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의 판매단가가 상승하며 원가 부담을 상쇄하고 수익성 개선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같은 수익성 개선 흐름이 올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철강제품의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가운데, 3분기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던 판매량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제철은 당기 저조했던 판매량이 4분기 회복되면 영업이익 개선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원자재 가격이 현재보다 안정화되면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국내 철강 수요산업의 회복 속도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제철은 내년 국내 건설시장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등 산업시설을 중심으로 비주거용 건설투자가 확대되는 반면, 주거용 건설 수요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자동차와 조선 등 판재류 주요 수요산업의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친환경차 생산기반 확대와 수출 호조가 자동차강판 수요를 뒷받침하고, 조선업계의 견조한 수주잔고 역시 후판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현대제철은 예상했다.

◇ AIDC에 美 건설경기 ‘호조’…고율 관세에 수출물량은 조절

해외시장에서는 미국의 건설용 철강재 수요 확대가 새로운 성장 기회로 지목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건설과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가 확대되면서 H형강 등 주요 건설용 철강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영업본부장 김성민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수요가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온쇼어링에 따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현지 건설경기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현지 H형강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현지 철강업체들의 공급 납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H형강 가격이 주 단위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다만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을 고려해 품목별 수출 전략은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무는 “현재 50%의 관세를 내고도 수출이 정당화될 수 있는 품목에 철근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내년에도 수익성 등을 감안해 수출물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철근 수출물량은 수익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절하되, 다른 철강제품은 미국 현지 수급과 판매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기공식을 개최한 현지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통해 자동차강판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성 높은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전기로 기반 탄소저감 철강재 생산을 통해 글로벌 저탄소 제품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기존에 구축한 현지 사업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자동차강판 중심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미래 모빌리티, 첨단산업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반덤핑’ 예의주시·’H ONE’ 고부가 공략…밸류업정책 발표는 지연

국내시장에서는 중국산 열연강판과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시행에도 불구하고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전무는 “최근 환율 하락과 인도네시아·베트남·대만 등 제3국으로부터의 물량 유입으로 4분기 이후 수입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회 수입 경로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해서는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AIDC와 반도체 공장 등 첨단산업시설을 겨냥한 신규 H형강 통합 브랜드 ‘H ONE’을 앞세워 수요 확보에 속도를 내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 박홍 상무는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팹 투자 확대에 따른 고사양 H형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H형강 통합 브랜드인 H-ONE을 출범했다”며 “통합 공급체계를 바탕으로 고객별 최적의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해 공급 역량과 시장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당초 올해 4분기로 예정했던 기업 밸류업 정책 발표를 1~2개 분기 연기할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황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 등을 공개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향후 시장과의 소통을 거쳐 구체적인 발표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기획재정본부장김광평 부사장은 “현재 국내 철강업황이 침체돼 있어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발표 시점이 1~2개 분기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준비 중인 주주환원 정책과 기업 밸류업 정책은 시장과 충분히 소통한 뒤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