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잇단 메시지를 내놓으며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이후에도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미루는 이른바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보유 부담을 높이는 추가 카드가 검토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SNS에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글을 네 차례 게시하며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다주택자의 버티기 가능성을 언급한 보도를 공유하며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적어, 보유세 강화로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커서는 안 된다”며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다음 정책 수단으로 세금 규제를 꺼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정책 당국 핵심 인사들이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거론해온 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보유세 누진세율 세분화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권은 그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제 개편 논의를 자제해왔지만, 대통령의 직접 발언으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보유세 강화가 임대차 시장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버티면 오른다’는 학습 효과를 가진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넘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공시가격 현실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경우 전세가격이 1~1.3%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수도권 임대차 시장 여건도 이러한 우려를 키운다. 올해 입주 물량 감소가 예고된 가운데 전세 물건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첫째 주 100.3에서 셋째 주 100.5로 상승했고, 서울은 104.7로 기준선(100)을 웃돌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보유세 강화와 맞물려 ‘준월세’ 비중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준월세 비중은 2022년 51%에서 2025년 55%로 꾸준히 늘었다. 김지연 책임연구원은 “보유세 부담 확대 가능성이 임대인의 준월세 선호를 강화하고 있다”며 “입주 물량 감소가 예고된 만큼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