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의 운항 재개가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진행 중인 로컬라이저 둔덕 철거 등 시설 개선 공사가 지연되면서 7월 재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당초 7월 중순까지로 연장됐던 무안공항 폐쇄 기간이 추가로 3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공사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최대한 빨리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둔덕 철거 작업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이 둔덕은 지난해 12월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충돌 지점으로 지목된 곳이다. 사고 당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밖 콘크리트 둔덕에 정면으로 충돌하며 폭발했고, 이 사고로 승객 179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는 무안공항을 비롯해 유사한 장애물이 있는 공항들의 로컬라이저 개선공사를 진행 중이다. 둔덕 철거와 경량 철골구조물 교체가 핵심이며, 무안공항은 8월 말까지 작업을 완료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외에도 활주로 연장 공사도 하반기까지 이어진다. 현재 2800m인 활주로는 ICAO 권고기준에 맞춰 3160m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종단안전구역도 기존 199m에서 240m 이상으로 확대된다.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하반기 중 조류탐지 레이더를 전국 공항 중 최초로 설치하고, 열화상카메라·음파발생기 등 장비를 8월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조류 대응 인력도 올해 말까지 12명으로 증원된다.
이·착륙 절차 개선 역시 연내 마무리되기 어렵다. 남→북 정밀접근절차 도입을 위해 항행안전시설 점검과 비행검사, 항공정보간행물(AIP) 등재가 추진되고 있으며, 북→남 방향은 활주로 연장 완료 이후 12월 말께 적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무안공항 국제선 노선을 임시로 광주공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4월 국토부에 국제선 임시 취항을 신청한 상태다.
무안공항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폐쇄기간이 연장돼 현재까지 폐쇄기간이 오는 7월 18일까지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주요 시설 개선 공정이 줄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연내 정상 운항 재개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