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한강벨트’ 지역이 큰 폭으로 오르며 이른바 ‘갭 메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30일 발표한 5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상승해 17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상승폭도 전주보다 0.03%포인트 커졌다.
강남3구 중에서는 강남구가 0.39%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고, 송파구(0.37%)와 서초구(0.32%)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동구(0.26%), 마포구(0.23%), 용산구(0.22%), 성동구(0.18%) 등 비강남권 한강변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양천구도 0.31% 올라 서울 전체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실거래 사례도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 성수동1가의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1차 전용 84㎡는 지난 19일 34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3.3㎡당 1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단지의 전용 59㎡도 지난 3월 25억원에 거래되며 평당 1억2000원을 넘겼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이달 23일 22억5000만원에 거래돼 2주 전 같은 면적 대비 2억원 이상 오른 금액에 손바뀜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며 대출 금리가 낮아졌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강화 전, 마지막 대출 기회를 잡기 위한 ‘막차 수요’도 서울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업계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비강남권일수록 이번 DSR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며 “정책 시행 전 수요가 집중되며 단기적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도 가격 상승의 배경 중 하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9640가구로 올해 예정된 3만7681가구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열 조짐이 보이는 시장을 겨냥해 규제 재도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 23일 열린 ‘제16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에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검토가 언급됐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집값은 DSR 규제 시행 전 매수 심리가 강화되며 거래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강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갭 메우기 성격의 상승세가 확인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