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장기화된 내수 부진과 정치권 혼란이 겹치면서 자영업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자영업자 수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자영업자 수는 565만9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2천명(0.4%) 줄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1만1천명)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1만2천명)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7천명 증가 이후 올해 들어 1월(-2만8천명), 2월(-1만4천명), 3월(-2천명), 4월(-6천명)에 이어 5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다.
경영난은 특히 지역 골목상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2월부터 자영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감소가 이어졌다. 5월 기준 부산(-1만8천명), 광주(-1만1천명), 울산(-3천명), 세종(-1천명), 경기(-3만6천명), 충북(-3천명), 충남(-5천명), 전북(-2만6천명), 전남(-7천명), 경북(-1만8천명), 제주(-5천명) 등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1곳에서 자영업자 수가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감소도 본격화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31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7천명(-2.8%) 감소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으로, 코로나19 이후 매년 증가하던 흐름이 15개월 만에 꺾인 것이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명대를 회복했음에도 숙박·음식점업은 건설업(-10만6천명), 농림어업(-13만5천명), 제조업(-6만7천명) 등과 함께 고용 시장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영난은 국세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4월 기준 커피음료점은 9만5250개로 전년 대비 1050개 줄었고, 호프주점(-1876개), 한식음식점(-1744개), 패스트푸드(-413개), 중식음식점(-275개), 간이주점(-817개), 기타음식점(-1057개), 여관·모텔(-389개) 등 대부분 숙박·음식점 업종에서 사업자 수가 감소했다.
정부는 내수 부진으로 인한 자영업·소상공인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보고, 이달 중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골목상권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화폐 형태의 민생회복지원금을 특정 지역민에게 지급하거나 할인 발행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한 지역에는 지원 규모 확대도 거론된다.
임기근 신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추경은)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함께 도모하는 사업들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경기로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