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며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주택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지방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지역경제 전반의 침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지방 건설사와 지방 경제가 눈에 띄게 곪아가고 있다”며 “응급조치 차원에서 미분양 주택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토부는 LH를 통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8000호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건설산업종합정보망(KISCON)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523곳으로 전년 대비 1.35%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등록 종합건설사는 375곳으로 13.59% 감소했다. 전문건설업체 역시 신규 등록이 7% 넘게 줄며 건설업 전반의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7.20대 1로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수도권이 10.07대 1을 기록한 반면 지방은 4.53대 1에 그쳤고, 서울은 146.64대 1로 지방의 30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청약 양극화 속에서 지방 미분양은 꾸준히 누적되는 양상이다.
국토부의 지난해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794호로 소폭 줄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66호로 3.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체 미분양의 75.7% △준공 후 미분양의 85.1%가 비수도권 지방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미분양이 감소하는 동안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LH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 3000호 매입에 나섰지만, 매입 가격이 감정평가액의 83%로 제한되면서 참여가 저조했다. 이에 매입 상한을 90%로 상향하고 올해 추가로 5000호를 매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분양자가 향후 주택 매입 리츠에 주택을 되팔 수 있도록 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 도입도 검토 중이다.
김 장관은 “감정평가액의 90%로 8000호를 매입하는 예산을 어렵게 확보했다”며 “이를 모두 소진하고, 추가 수요가 있으면 재정당국과 협의해 더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분양 해소 속도를 높여 지방 건설경기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