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비아파트 월세 비중 83% 육박…월세화 흐름 '역대 최고치'

지방 비아파트 월세 비중 83% 육박…월세화 흐름 '역대 최고치'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사기, 전셋값 하락, 금리 인하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지방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의 월세 비중은 82.9%에 달했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 72.2%, 지난해 77.5%에 이어 3년 연속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월세 비중도 61.4%로 확대됐다.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44.2%, 비아파트는 76.3%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월세 거래는 활발해졌다. 2월 전국 월세 거래량은 17만512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2% 증가했으며, 수도권은 7.5%, 지방은 무려 23.8%나 늘었다.

특히 비아파트는 전세사기의 주요 타깃이 됐던 점과 대출 규제, 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 수익 감소 등으로 임대인들 사이에서도 월세 선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임대차 계약 10건 중 8건 이상이 월세로 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 증가에 따라 월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0.09% 상승해 전월(0.0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17%, 수도권 0.14%, 지방 0.05%로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실거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 84.98㎡)는 올해 1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00만원이었지만, 3월에는 동일한 보증금 조건에 월세가 260만원으로 올랐다. 두 달 만에 60만원 인상된 셈이다.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전용 32.42㎡)는 1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54만원이었는데, 다음 달에는 월세가 168만원으로 상승했다.

앞으로도 월세 강세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 전문가 1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8%가 ‘올해 월세 거래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은 9%, ‘소폭 증가’는 69%로 나타났다. ‘현 수준 유지’ 응답은 14%, ‘감소’는 7%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보다 월세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월세 선호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