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신규 기업 이미지(CI)와 이를 적용한 787-10(HL8515) 여객기(상단)와 아시아나항공 A321-200 neo(HL8399)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하단).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품고 오는 12월 17일 대한민국 하늘길을 하나로 이을 초대형 항공사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난다. 대한항공은 관계 당국의 규제를 엄수하며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정기 이사회를 개최해 양사 간 합병 계약 체결 안건을 전격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14일 합병 본계약을 맺고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지형을 바꿀 통합 항공사 출범 일자를 대내외에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통합 마무리 수순에 돌입한다. 이번 본계약은 지난 2020년 11월 17일 양사가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무려 5년 6개월여 만에 이뤄낸 역사적인 결실이다.
◇위기를 넘어선 대도약…공적 자금 3조6000억 원 ‘전액 상환’ 쾌거
과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여객 수요 급감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와 경쟁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혀 회생 불능의 상태로 만들었다. 이에 정부와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국가 항공 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막고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총 3조60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정책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국가 항공산업을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대한항공은 험난한 인수·합병 추진 과정 속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원받은 공적 자금을 전액 상환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국내 항공 산업의 선제적 구조 조정을 성료한 대한항공은 이번 통합을 발판 삼아 글로벌 항공 시장 내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굳건히 다질 방침이다.
◇근로자 일체 100% 포괄 승계…합병 비율, 1:0.2736432 확정
이번 합병 계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자산과 부채, 권리·의무는 물론 근로자 일체를 예외 없이 100% 온전히 승계하게 된다.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령에 의한 기준 시가에 따라 ‘대한항공 1 : 아시아나항공 0.2736432’으로 명확히 산정됐다. 이에 따라 합병 후 존속 법인인 대한항공의 자본금은 약 1017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 시가 산출 방식은 최근 1개월간 가중 산술 평균 종가와 최근 1주일 간 가중 산술 평균 종가를 더하고, 이에 이사회 전일 종가를 합친 값을 3으로 나눈 값이다.
◇빈틈없는 행정 절차 돌입…안전 운항 체계 완벽 이관에 속도전
대한항공은 14일 본계약 체결 직후 신속하게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공식 신청한다. 이어 다가오는 6월 중에는 통합에 따른 항공 안전 관련 준수 조건 및 제한 사항을 담은 ‘운영 기준(OpSpecs, Operations Specifications) 변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는 존속 회사인 대한항공의 기존 운항 증명(AOC·Air Operator Certificate)을 확고히 유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안전 운항 시스템 전반을 대한항공 운영 체계 내로 완벽히 흡수하기 위한 필수 법적·행정적 절차다.
국내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해외 항공 당국을 대상으로도 운영 기준 변경 등 필요한 제반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간다.
경영권 통합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8월 경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최종 결의한다. 반면 이번 합병이 ‘소규모 합병’ 요건을 충족하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총 개최 당일 이사회 결의만으로 주주총회를 갈음해 절차적 효율성과 신속성을 극대화한다.
◇투명성과 공정성 입증…철저한 주주 권익 보호 조치 가동
대한항공은 이번 합병이 자본시장과 주주들의 이목이 집중된 중대 사안인 만큼 철저한 주주 권익 보호에 나섰다. 개정 상법에 따른 ‘주주 충실 의무’를 엄수함과 동시에 법무부가 최근 발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 규범 가이드 라인’이 권고하는 공정성 강화 조치를 가장 모범적으로 이행했다.
구체적으로 자사 ESG위원회가 특별위원회 기능을 전담해 이번 합병의 거래 조건 공정성 등을 별도로 심층 심의했다. 또한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를 투입해 합병 가액(비율) 산정 방식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검토하고, 전반적인 절차의 적정성과 주주 이익 보호 체계 전반을 강도 높게 검증받았다. 대한항공은 주주들에게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기 위해 향후 증권 신고서 내에 이 같은 공정성 강화 조치 수행 내역과 결과를 투명하고 상세하게 기재할 방침이다.
◇매머드급 인프라 확충·서비스 혁신…“초일류 글로벌 항공사 도약”
통합 대한항공은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의 진검승부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안전 운항’과 ‘고객 서비스 향상’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복 노선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신규 노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고객의 선택지를 대폭 넓혔다. 아울러 △공항 라운지 전면 리뉴얼 △기내식 대대적 개편 △공항 터미널 이전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왔다. 초미의 관심사인 ‘양사 마일리지 통합안’ 역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당국과 세밀하게 협의 중이며, 확정되는 즉시 고객들에게 신속히 안내할 예정이다.
통합 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기단과 노선, 인력을 완벽히 통제하기 위한 안전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확충했다. 서울 강서구 본사의 종합 통제 센터(OCC)를 비롯, 객실 훈련 센터·항공 의료 센터의 최신화 리모델링을 마치고 고도화된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다. 통합 직후 발생할 수 있는 일말의 운항 혼선을 원천 차단하고 안전한 비행을 제공하기 위해 양사 운항승무원 훈련 프로그램의 표준화도 완료했다. 나아가 엔진 테스트 셀(ETC)·신(新) 엔진 정비 공장과 인천국제공항 인근 대규모 정비 격납고 등 매머드급 항공기 정비 시설의 확장·신축 공사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통합 항공사 출범은 국가 항공 산업 경쟁력 보존과 인천공항 허브 기능 강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대라는 막강한 시너지를 내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