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한국의 스노보드 소녀 최가온(17) 선수가 무릎 통증을 참으며 시상대에 올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날 밤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자신의 우상인 미국의 올림픽 2관왕 클로이 김 선수를 꺾고 새로운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실 최가온 선수는 동계 올림픽 직전 월드컵 3관왕에 오르며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클로이 김 선수가 해당 종목의 동계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3관왕’이 될지 여부였다.
경기 당일 눈이 내리면서 코스 컨디션이 나빠졌다. 1차 시기에서 12명의 선수 중 7명이 넘어졌고 최가온 선수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큰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그가 계속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불명확해진 상황이었다.
“처음 넘어졌을 때 큰일 났다 싶었어요. 2, 3차 시기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심하게 넘어져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그냥 이대로 끝내자, 포기하자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최가온 선수의 말이다.
그때 그의 우상인 클로이 김 선수가 다가와 “할 수 있다”며 그를 격려해 줬다.
그의 격려로 최가온 선수는 “난 할 수 있어. 반드시 계속 달려야 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생각이 나를 지탱해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 시기 점프를 시도하다 또다시 넘어졌다.
그는 “처음에는 걷지 못할 정도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끝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좀 걸으니 천천히 나아지고 달리는 것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시 3차 시도에 들어갔을 때는 다친 무릎에 힘을 줄 수 없어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덧붙였다.
최가온 선수는 3차 시기에서 900도 회전 3회, 720도 회전 2회를 구사하며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결국 88.00을 받은 클로이 김을 제치고 90.25점이라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는 “3차 시기 땐 큰 결심을 하진 않았다”면서 “그저 지금까지 연습한 기술과 동작을 떠올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은메달을 목에 건 클로이 김 선수가 첫 번째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나이도 17살이었다. 당시 최가온 선수는 9살이었다.
“시상대에서 최 선수 옆에 제일 서고 싶었습니다. 이 금메달이 최고의 선수 손에 전달되는 것을 봤습니다. 최 선수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고, 제가 아는 사람 중 최고로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클로이 김의 말이다.
최가온 선수는 2025-26시즌이 시작될 때 이미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 지난 2023년 12월 그는 고작 15살의 나이로 미국에서 열린 X게임 하프파이프에 처음 출전해 단번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그는 나날이 높아지는 경기력으로 월드컵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어렸을 때 클로이 선수의 경기를 보고 스노보드를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선 스노보드 하프파이브가 인기지만 한국에는 모르는 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 더 많은 한국인이 이 종목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