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정조준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마침내 7% 선을 뚫었다. 이스라엘과 후티 반군 간의 무력 충돌 등 중동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이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연 4.62~7.01% 수준으로 집계됐다. 불과 보름 전인 지난 12일(연 4.24~6.84%)과 비교하면 상단 기준 0.17%포인트, 하단 기준 0.38%포인트나 치솟은 수치다.
특히 NH농협은행의 'NH주택담보대출(5년 주기형)' 금리는 연 4.41~7.01%를 기록하며 금리 상단이 7%대를 넘어섰다. 나머지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단 역시 일제히 6%대를 상회하며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금리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발 유가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채권시장이 요동치면서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27일 기준 4.119%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27일(3.572%)과 비교해 0.537%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시장의 불안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상승은 차주들의 실질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5년 전 저금리 기조 속에서 5억 원의 주담대를 연 2.50%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로 빌렸던 차주의 경우, 당시 매달 약 197만 원을 상환하면 됐으나 금리가 연 4.6%로 뛸 경우 월 상환액은 약 256만 원으로 불어난다. 한 달에만 약 60만 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불어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연체율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담대 연체율은 0.29%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서울 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0.32%에서 0.35%로 오르며 수도권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동의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채권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고금리 상황이 고착화될 경우 가계부채 부실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