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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트럼프 참패’ 보란듯이…“국민 배신하면 악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참패하자 이란이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환영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의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 원인 중 일부는 이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은 내가 이란과 관련해 한 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대(對)이란 정책 자체는 정당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압승을 거뒀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과 생활비 부담이 급증한 것이 공화당의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선거 결과를 두고 이란은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정책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측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중간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양심 때문이든 생활비 때문이든 미국인들은 전쟁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우리도 이에 동의한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 정부를 향해 “만약 미국 정부가 국제적인 자금 후원자들과 협박자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국 국민의 뜻을 배신한다면, 우리의 ‘아니오’에는 악몽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를 자국의 입장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동시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경우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에 축하를 보낸다. 그들은 잘했다”며 “민주당은 지난 11년 동안 이런 승리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가 자신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과를 나에 대한 타격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신 나간” 법안들을 자신에게 보낼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몇 달 동안 거부권을 행사하고 나면 민주당이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해야 이런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느냐’고 물을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