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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선도가 생명…中 저장 양매, 스마트 기술로 세계인 입맛 사로잡아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저장(浙江)성 양매(楊梅·소귀나무 열매)가 해외로 널리 뻗어나가고 있다.

양매는 중국에서 보관이 까다로운 과일 중 하나로 꼽힌다. 수확 후 실온에 보관할 경우, 보통 이틀도 안 돼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재배지 외의 사람들은 최상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얼마 전 저장성 타이저우(台州)시 셴쥐(仙居)현에서 재배한 양매가 머나먼 프랑스 파리로 수출됐다. 양매 산업이 중국 각지를 넘어 국제 시장으로 입지를 넓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양매 수확 피크 시즌인 매년 6월이 되면 셴쥐현 다잔(大戰)향의 언덕에는 새벽 3시부터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언뜻 보면 별처럼 보이는 이 불빛은 어둠 속에서 양매를 수확하는 작업자들의 헤드램프에서 나온다.

천타오(陳濤) 셴쥐현 셴다이(仙代)농업개발회사 대표는 “단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동이 트기 전에 수확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해가 떠 기온이 오르기 전에 양매를 냉장 보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동트기 전 가로등 하나 없는 산길을 희미한 헤드램프에 의존해 오른 후 양매를 수확 및 분류해야 하는 작업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에 현지 재배자들은 드론을 도입했다. 소량의 앙매는 드론으로, 대량의 과일은 전동 레일 카트로 실어 나르기 시작한 것이다. 하역된 양매는 빠르게 인근 가공 공장으로 옮겨져 스펙트럼 분류 및 스마트 선별 과정을 거친다. 천 대표는 “우리 공장에서만 매일 약 5t(톤)의 양매를 분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에서는 양매가 크기, 등급별로 분류돼 포장된다.

셴쥐현 최대 양매 수출업체 중 하나인 셴다이농업개발회사는 전자동 공기 제어 포장 시스템을 갖춘 800㎡ 규모의 냉장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온도 조절, 무게 측정, 신선 밀봉 기능을 통해 유통기한이 짧은 양매 판매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국내 각지와 해외로 운송될 양매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류 회사들은 농가에서 양매를 직배송한다. 순펑(順豊·SF) 익스프레스의 경우, 특별 화물 항공편과 빠른 여객 노선을 결합해 배송 속도를 높였다. 순펑은 3만㎡ 규모의 양매 전용 환적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최대 28만8천 건의 택배가 처리돼 200개 이상의 목적지로 보내진다.

징둥(京東)물류도 이번에 과수원에서 직접 운행할 수 있는 이동식 분류 차량을 도입하며 양매 배송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징둥의 산지 직송 콜드체인 모델은 스마트 온도 제어와 실시간 일정 조정을 통해 지연 시간을 줄였다. 이 같은 시스템 덕분에 시간당 5천 건 이상의 생과일 주문이 분류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한 재배·보관·운송 시스템이 셴쥐현 양매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