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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터치 몇 번으로 자율주행 버스 예약…中 선전, 도시 전체가 신기술 실험장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활력이 넘치는 중국의 경제 중심지 선전(深圳)에선 통근자들이 앱 터치 몇 번으로 자율주행 버스 예약이 가능하다. 이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스마트 커넥티드카(ICV)를 대중교통 시스템에 도입한 사례다.

선전의 경우 교통 분야의 단순한 실험을 넘어서 소비자 체험까지 발전해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기술이 실제 소비 시나리오에 적용된다는 의미로 이를 ‘시나리오 경제’라고 부른다.

탕젠성(唐健盛) 상하이소비자권익보호기금회 이사장은 “신기술은 적용이 돼야 발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적절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며 “신기술이 실험실 성과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기술의 적용을 위해선 접근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선전 자율주행 버스의 경우 현지 대중교통 시스템의 디지털화 업그레이드가 큰 힘이 됐다. 지능형 스케줄링 플랫폼, 스마트 도로 시스템, 다중 센서 융합 인식 기술, 고정밀 지도 기반의 위치 시스템 등이 통합된 시스템을 통해 도로 상황에 밀리초(ms) 단위로 반응하며 정밀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선전시가 최근 내놓은 ‘선전시 ICV 도로 테스트 및 시범 응용 개방도로 기술 지침’은 도시 전역, 모든 차량, 모든 시나리오에 적용 가능한 중국 최초의 도로 접근 기술 지침이다.

쉬웨이(徐偉) 선전시 교통운수국 부국장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선전시는 2천100㎞ 이상의 자율주행 테스트 및 시범 도로를 개방했다. 도시 전체의 약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통 산업에도 인공지능(AI) 및 5G 기술을 접목시켜 잠재적 활용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저탄소∙스마트 탄광으로 전환되고 있는 중국 광산업이 대표 주자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후룬베이얼(呼倫貝爾)시에 위치한 노천탄광에서 약 100대의 무인 자율주행 트럭이 운행되는 모습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마치 ‘SF 블록버스터’처럼 눈길을 끌었다. 5G 신호로 조종되는 무인 트럭은 눈∙먼지∙야간 등으로 가시거리가 40m에 불과한 열악한 조건에서도 자동으로 장애물을 피하며 거대한 광산을 스스로 움직인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전체 AI 프로젝트의 80%가 중단된 상태라며 AI의 막대한 잠재력을 어떻게 구체적인 성과로 전환할 것인가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부족, 최첨단 기술 자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실제 사용자를 간과했으며 데이터 관리나 모델 배포를 위한 인프라가 미비해 실패하는 AI 프로젝트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에서는 신기술∙신제품∙신시나리오를 강조했던 지난해 말 중앙경제업무회의는 물론, 지방정부 역시 재정 인센티브에 의존한 투자자 유치 방식에서 벗어나 응용 시나리오의 잠재적 수익을 홍보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선전은 도시 전체가 신기술과 신제품의 실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5년까지 100개 이상의 응용 시나리오를 개방할 계획입니다. 시 전역에서 24시간 내내 전면 개방되는 분야에는 도시 환경 정비, 응급 구조, AI 보조 의료, 건강 관리 등이 포함됩니다.” 선전시 AI 산업 관련 부서 담당자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