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헌욱 부동산원장 “통계조작 논란 끝나”…“실거래가·공시가 같아야 한다는 건 난센스”

이헌욱 부동산원장 “통계조작 논란 끝나”…“실거래가·공시가 같아야 한다는 건 난센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이 18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관 운영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부동산원을 단순 통계·공시 기관을 넘어 국가 부동산 정책을 지원하는 데이터 허브 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근 논란이 이어진 부동산 통계와 공시가격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며 “통계조작 논란은 끝났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18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부동산원은 감정평가 업무를 넘어 공시·통계, 청약, 시장관리, 도시정비, 녹색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부동산 정책을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는 부동산 데이터를 활용해 국가 부동산 현안 해결을 지원하는 데이터 허브 기관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 후 100일 동안의 고민을 소개하며 “부동산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를 데이터로 제시하는 연구에 착수했다”며 “이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거래가보다 조사 통계가 더 정확할 수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는 부동산원 통계 신뢰성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이 원장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 호가를 과도하게 반영한다는 지적에 대해 “부동산원 통계는 호가를 주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사자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러 요소를 종합 평가해 산정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자들이 조사한 가격이 실거래가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오히려 조사자들이 제시한 가격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계 전문가들의 검증과 국제적으로 공인된 통계기법을 적용하고 있어 통계 정확성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래가에도 이상거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실거래가만을 기준으로 시장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조사 통계가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기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시가격 산정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강한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실거래가와 공시가격 차이를 문제 삼는 경우가 많지만 실거래가는 고가 거래도 있고 저가 거래도 있으며 특수관계인 거래나 이상거래도 존재한다”며 “공시가격은 조사자의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조사한 가격에 현실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거래가와 조사자가 조사한 가격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만약 동일해야 한다면 그냥 실거래가를 공시가격으로 쓰면 되겠지만 그것이 과연 형평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방식이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보다 형평성 있는 체계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조작 논란 끝났다…외압 들어올 수 없는 구조”

문재인 정부 시절 불거진 부동산 통계 논란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초기에는 통계조작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조작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현재는 수정 논란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원 직원은 이 사안과 관련해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며 “만약 통계법 위반이었다면 직원들이 기소됐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당시 논란 이후 도입된 7대 개혁 방안을 모두 이행했고 외부 검증과 내부 점검 체계를 구축했다”며 “현재는 외압에 의해 통계가 좌우될 수 없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는 결국 도시 문제…단핵에서 다핵 구조로”

이 원장은 향후 부동산원이 단순 통계 제공 기관을 넘어 정책 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의 핵심 가치는 국토균형발전과 국민 주거권 보장”이라며 “데이터는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인 만큼 부동산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정부 정책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부동산 시장의 핵심 문제로 금융, 세제와 함께 ‘공간구조 문제’를 꼽았다.

이 원장은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는 결국 도시의 문제”라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비수도권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현재의 단핵 구조를 다핵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원은 앞으로 전국 도시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비교하는 작업을 통해 국토균형발전 정책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겠다”며 “숫자로 보는 도시, 데이터로 보는 도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