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깔 화려하지 않은 버섯은 괜찮아"…'야생버섯' 겉모습만 믿었다간 위험

"색깔 화려하지 않은 버섯은 괜찮아"…'야생버섯' 겉모습만 믿었다간 위험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색이 화려하지 않으면 먹어도 된다’, ‘곤충이 먹은 흔적이 있으면 식용이다’ 등 야생버섯에 대한 민간 속설은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잘못된 정보로, 자칫하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9월,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회관에서 함께 저녁을 먹던 주민 18명이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을 조리해 먹고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복통과 구토 등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처럼 야생버섯 섭취로 인한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5일 식품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1900여 종의 버섯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중 식용 가능한 버섯은 약 400여 종, 전체의 21%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독성이 있거나 식용 가치가 없는 버섯이다.

2022년 기준 최근 10년간 야생버섯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총 5건 발생했고, 이로 인해 3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을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나누어 먹는 일이 많아 1건의 사고당 평균 환자 수는 7.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자주 헛갈리는 독버섯 종류로는 △우산광대버섯(Amanita vaginata), △혹깔때기버섯(Infundibulicybe gibba), △맑은애주름버섯(Mycena pura), △노란개암버섯(Hypholoma fasciculare) 등이 있다. 이들 버섯은 모양이나 색이 익숙해 보이지만 모두 독성을 갖고 있어 섭취 시 위험하다.

또한 버섯의 독성을 판별하기 위한 잘못된 민간요법도 사고를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색깔이 화려하지 않으면 식용이다 △세로로 찢어지면 먹을 수 있다 △곤충이 먹은 흔적이 있으면 안전하다 △은수저가 변색되지 않으면 괜찮다 등은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독성 성분은 조리나 가열로도 제거되지 않아 '익혀 먹으면 괜찮다'는 인식 또한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은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되며, 중독 증세가 발생하면 먹은 것을 즉시 토해내고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섭취한 버섯의 사진을 찍거나 실물을 지참해 의료진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