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한국의 여름철새 '두견이'가 제주도에서 아프리카 모잠비크까지 왕복 약 2만7340㎞를 이동한 사실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두견이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월동한 뒤 다시 제주도로 되돌아온 과정을 추적한 결과,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이동 경로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24일 밝혔다.
두견이는 다른 종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새의 부모가 자신의 새끼를 키우게 하는 ‘탁란’ 방식으로 번식하는 새로, 매년 5월경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도래한다. 국내에서도 전역에서 관찰되며 여름철을 보내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5월 제주도에 도래한 두견이 두 마리에게 소형 위치 추적 발신기를 부착하며 시작됐다. 추적 결과 두 마리는 8~9월경 제주도를 떠나 중국과 인도, 스리랑카를 거쳐 12월 초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을 건너 아프리카 대륙에 도달했다. 이 중 한 마리는 모잠비크 지역에서 겨울을 난 뒤 올해 4월부터 다시 동쪽으로 날아 6월 초 제주도로 되돌아왔다.
특히 이 두견이는 아프리카 동부에서 제주로 돌아오는 여정 중,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을 건너는 약 4180㎞ 구간을 무려 6일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횡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산새 중에서 가장 긴 바다 횡단 거리로, 조류의 장거리 이동 능력에 대한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유호 관장은 “이번 추적을 통해 두견이의 국제적인 이동 경로가 과학적으로 최초로 규명됐다”며 “향후에도 두견이뿐 아니라 다양한 이동성 조류의 생태와 경로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국제적 협력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