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초·중·고 학생 10명 중 3명은 스스로를 ‘수학포기자(수포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교사 다수도 학생들의 수학 포기 현상을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 의존이 커지는 가운데 학교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현장의 인식도 확인됐다.
27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전국 초중고 수학교육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30.8%가 ‘수학을 포기하고 싶다’는 문항에 동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전국 150개교의 교사 294명과 학생 6358명 등 총 66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수포자 비율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가파르게 증가했다. 초등학교 6학년은 17.9%였으나 중학교 3학년은 32.9%, 고등학교 2학년은 40.0%에 달했다. 이는 교육부가 2024년 발표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2021년 같은 조사와 비교해도 학년별로 최대 10%포인트 이상 증가하며 수포자 확산세가 뚜렷해졌다.
학생들의 체감 부담도 컸다. 전체 학생의 80.9%가 수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문제가 어려워서’ 수학을 포기한다는 응답이 42.1%로 가장 많았다. 시험 점수 정체, 과도한 학습량, 학습 목적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뒤를 이었다.
교사들의 인식은 더 비관적이었다. 교사 10명 중 9명은 학급 내에 수포자가 있다고 답했으며, 5명 중 4명은 수학 포기 현상을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수포자의 주된 원인으로는 ‘기초학력 부족과 누적된 학습 결손’이 가장 많이 지목됐고, 흥미·자신감 부족과 가정·사회적 지원 환경의 한계가 뒤를 이었다.
사교육 의존도 역시 높았다. 학생의 64.7%가 수학 사교육을 받고 있었고, 이 가운데 다수는 선행학습을 경험했지만 상당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교사 60.2%는 학교 수학 수업을 이해하려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며, 고교 교사의 70% 이상은 사교육 없이 고난도 문항을 풀기 어렵다고 봤다.
교사들은 해법으로 학생 맞춤형 소그룹 수업 강화와 기초학력 진단 프로그램 확대, 평가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내신과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에 대한 찬성 의견도 적지 않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초등 단계부터 기초학력을 촘촘히 보장하는 종합적인 수포자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며 “선행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 교육 중심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난도와 상대평가 중심 체계가 수학 포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평가 제도 전환과 진로 연계형 수학 학습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