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재유행 조짐' 해외여행객 불안 고조…전문가 "여름 유행 가능성 높아"

'코로나 재유행 조짐' 해외여행객 불안 고조…전문가 "여름 유행 가능성 높아"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동남아시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해당 지역으로 여행을 앞둔 국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며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여름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박모(26) 씨는 “항공권과 숙박까지 모두 결제해 둔 상황인데, 혹시 여행이 금지되거나 여행 중 확진되면 돌아오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객 김모 씨도 “마스크 착용과 상비약 준비 등 개인적으로 대비는 하고 있지만 불안하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사한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귀국한 한 이용자는 남편이 귀국 직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재유행이 맞긴 맞는 것 같다”고 밝혔고, 또 다른 이용자도 “감기 증상으로 자가진단을 해보니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중국 서안에 거주 중인 한 시민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다수 학생이 결석 중인데, 코로나라고는 말하지 않지만 모두 전염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31일 국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05명으로 전주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최근 3주간은 100명 내외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홍콩과 대만 등 인접 국가에서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양성률 또한 급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홍콩의 경우 5월 중순 기준 977명이 확진되며 양성률이 13.8%까지 올랐고, 대만도 외래 및 응급실 방문자가 1만9천여 명으로 전주 대비 91.3% 증가했다. 중국 역시 지속적으로 양성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외 확산세가 여름철 국내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많이 찾는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이 번지고 있고, 지난해에도 여름철 정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여름도 마찬가지 양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변이가 국내에서 점차 발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유행을 이끄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만 국내 상황을 보더라도 지난해 7~9월 환자가 급증한 시점과 비슷한 흐름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의심 증상이 생기면 조기에 진단받고 약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지만, 당뇨·고혈압 등 기저질환자는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손 씻기, 자가진단, 신속한 약 복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엄 교수 또한 “면역저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이 필요하며, 현실적으로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제 복용에 집중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고령자,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및 감염취약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이달 30일까지 무료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조짐 속에 방역 당국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염 예방 노력과 신속한 대응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