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률 낮지만 일자리 질 악화”…KDI, 청년층 구직포기·매칭효율 개선이 ‘착시효과’ 분석

“실업률 낮지만 일자리 질 악화”…KDI, 청년층 구직포기·매칭효율 개선이 ‘착시효과’ 분석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고용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는 현상 뒤에는 청년층의 구직포기 증가와 디지털 구인·구직 시스템의 효율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즉,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청년층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면서 통계상 실업률이 낮게 나타나는 착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현안분석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에서 “20대의 ‘쉬었음’ 인구 증가가 최근 10년간 실업률 하락폭의 약 71%를 설명하며,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개선이 나머지 20~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KDI 김지연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낮은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청년층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며 “특히 ‘쉬었음’으로 분류된 20대가 통계상 실업자에서 빠지면서 실업률이 인위적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쉬었음’ 인구는 2004년 25만 명에서 2024년 41만 명으로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생산가능인구가 17% 줄었음을 감안하면 노동시장 참여 의욕이 현저히 약화된 셈이다. 20대 인구 중 ‘쉬었음’ 비중도 3.6%(2004년)에서 7.2%(2024년)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김 연구위원은 “만약 ‘쉬었음’ 인구 비중이 10년 전 수준(4.4%)에 머물렀다면, 현재 실업률은 0.4~0.7%p 더 높았을 것”이라며 “청년층의 구직포기 확산이 실업률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구인·구직 매칭효율성은 지난 10년간 약 11%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AI 추천 기반 채용 플랫폼의 확산이 주요 요인이다. 공공·민간 직업 알선 경로를 통한 구직 비중은 2015년 32%에서 2025년 71%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실업률이 0.2~0.4%p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매칭효율성이 높은 산업(건설업, 사업시설관리업 등) 중심으로 구직이 몰린 점도 실업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산업 간 인력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전반적인 구직 연결성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낮은 실업률이 고용시장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매칭기술의 발달과 인구구조 변화로 단기적으로 실업률이 낮게 보이지만,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과 비정규직 중심의 고용 확산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연구위원은 “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훈련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며 “청년층의 ‘쉬었음’ 증가 배경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