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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전세’ 있다더니 가보면 없다…서울 외곽 매수하는 신혼부부들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 3단지 일대 전경. 사진=송윤주 기자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신혼부부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비교적 전세 매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외곽 재건축 대단지에 발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서울 외곽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현장을 본지가 실제로 찾은 결과 전세난은 해당지역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세 수요자들은 노도강 재건축 단지에 전세 매물을 찾아 발품을 팔아보지만 전세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찾으러 왔다가 되려 매매를 결심하는 젊은 부부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 대표단지가 도봉구에 위치한 창동 주공 3단지다. 이 단지는 1991년에 건축된 2856세대 대단지 아파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서 도봉구 단지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 단지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인기는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1년여전만 해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주인이 도배·장판 등 수리를 제안하던 노·도·강 일대 전세시장은 한해 만에 역전됐다. 과거 ‘임차인 우위시장’이었던 노·도·강 지역은 전세가 나오자마자 계약이 체결되고 집주인이 가격을 슬금슬금 올리는 ‘임대인 우위 시장’이 됐다.

창동 주공 3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노·도·강 지역 집값이 들썩인다는 뉴스에 집을 내놓은 사람들이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상황”이라며 “예전엔 시세에 따라 가격을 책정했지만 지금은 ‘아님말고’하는 마음으로 가격을 높이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4평형 기준 지난해 3월 전세가격은 2억5200만원이었으나 올해 3월 가격은 3억3000만원까지 올라 1년 새 약 8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1월부터 4월까지 창동 주공 3단지 아파트의 전세 신규 거래 비중 추이를 분석해보면 신규세입자가 들어갈 수 없는 전세 잠김 상태다.

2월까지는 신규전세 거래가 갱신보다 더 많았으나 3월부터는 신규거래보다 갱신거래가 더 많았다. 4월의 경우 13일 기준 신규 전세거래는 0건이었다.

월별 전세 갱신거래와 신규거래 및 그 비중을 살펴보면 1월 갱신거래 8건·신규거래 14건(63.6%), 2월 갱신거래 9건·신규거래 11건(55.0%), 3월 갱신거래 13건·신규거래 5건(27.7%), 4월 13일 기준 갱신거래 5건·신규거래 0건(0%)다.

전세 품귀현상은 전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72.41로 2021년 8월(177.04) 이후 최고치다.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전세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다.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6건으로 전년(2만7939건) 대비 37% 감소했다. 구별로 보면 노원구 전세 매물은 182건으로 전년(1148건) 대비 84.2% 감소했다. 도봉구 전세 매물은 158건으로 전년(472건) 대비 66.6% 감소했다. 강북구 전세 매물은 54건으로 전년(254건) 대비 78.8% 감소했다.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됨에 따라 매매 가격도 오르는 모양새다. 그 배경엔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갭투자가 봉쇄되자 전세 매물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창동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보러온 젊은 부부들이 전세가 없으니 매수로 시선을 돌리는 편”이라며 “3단지뿐만이 아니고 주변은 물론 노·도·강 전부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4월 창동 주공 3단지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는 40건이다. 같은 기간 지난해 매매계약 건수는 23건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총사업비 증액에 따른 GTX-C 창동역 사업 정상화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횡단보도 인근에 걸려있다. 사진=송윤주 기자

인근 공인중개사들과 주민들은 매매계약이 활발해진 이유로 GTX-C 사업 재개와 재건축 영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GTX-C 노선 민자 구간은 공사비 인상 문제로 실착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며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정부측과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대한상사중재원에 판단을 요청한 결과 정부는 총사업비 증액을 결정했다. 사업은 다시 본궤도에 올랐고 완공 시점은 당초 목표였던 2028년보다 3년 이상 늦은 2031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창동 주공 3단지 아파트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에서 신속통합자문 정비계획입안 동의 접수 안내판을 세우고 입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고 있다. 사진=송윤주 기자

창동 주공 3단지는 서울 강북 재건축 시장에서 대장주로 꼽힌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새로 구성되고 정식으로 재건축 준비추진위원회(추진위)가 출범되면서 사업 추진 기반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추진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신속 통합 자문 정비계획 입안 동의 접수를 받고 있고, 입안 동의는 30% 가량 진행된 상태다. 이는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다. 계획부터 시행, 완료까지는 15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