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직전 촬영된 영상에서 초계기는 정상적으로 상승한 후 우회전을 시도하다 갑자기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고는 지난 29일 오후 1시52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했다. 해군 항공사령부 소속 P-3C 해상초계기는 포항기지를 이륙해 이착륙 훈련 중 추락했으며, 탑승자 전원인 조종사와 부조종사, 항공정비사 등 4명이 모두 순직했다.
조종사 고 박진우 소령(34)은 포항에서 5년간 근무하며 약 1700시간의 비행 경력을 보유했고, 부조종사 고 이태훈 대위(30) 역시 9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이 있는 숙련된 인력이었다. 항공정비 임무를 수행한 고 윤동규 중사(27), 고 강신원 중사(25)도 각기 계기 모니터링과 기체 점검 등 핵심 업무를 맡고 있었다.
당시 초계기는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한 ‘터치 앤 고(Touch and Go)’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첫 이착륙 이후 두 번째 선회를 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사고기는 활주로를 터치하고 재상승한 뒤 우회전 선회 중 원인 불명의 이유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추락 지점은 민가와 가까운 야산이었지만, 민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와 관제탑의 마지막 교신은 추락 1분 전인 오후 1시48분까지 이어졌으며, 당시에는 비상상황을 알리는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음성녹음저장장치를 수색한 끝에 30일 오전 회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고기에는 일반 민항기와 달리 비행기록장치(FDR)를 포함한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현재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고기 탑승자 전원에 대해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통해 순직을 결정하고 1계급씩 추서 진급했다.
순직한 장병들의 영결식은 오는 6월 1일 해군 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엄수되며,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