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3.3원 내린 1466.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로 내려서며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달러 매도 물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웃돈 2분기 성장률이 원화 강세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3.3원 내린 1466.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478.0원에서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키웠고, 장중 한때 1465.1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 5월 8일(1457.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강세의 배경에는 경기 회복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했던 전망치(0.2%)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특히 1분기 성장률이 1.8%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기 반등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제의 회복 신호가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외환 수급 여건도 환율 하락을 이끈 요인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265억달러 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도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수세 역시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372억원을 순매수하며 4거래일 연속 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실적 기대가 확대되며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난 점도 국내 금융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이 됐다.
반면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900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46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907.42원) 대비 7.96원 하락한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장중 899.79원까지 밀리며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9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898.51원까지 낮아졌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과 관련이 있다. 일본은행(BOJ)이 최근 기준금리를 1%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미국 기준금리(연 3.50~3.75%)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1986~2026년 엔/달러 환율 추이. (사진=트레이딩뷰)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 방침도 엔화 약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제재정 운영·개혁 기본 방침’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재정 부담 확대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일본 당국은 시장 개입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전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적절하고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엔화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글로벌 달러 강세도 다소 누그러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0.988로 전일보다 0.16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기 지표 개선과 외국인 수급 변화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