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를 마무리했다. 당초 1조원대를 웃돌았던 과징금 규모는 금융회사의 피해 배상과 제재 당시의 제도적 여건 등이 반영되면서 3700억원대로 낮아졌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확정한 금전제재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 7곳과 증권사 6곳에 총 3712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금융회사별 과태료도 은행 17억7800만원, 증권사 16억1200만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제재는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제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금융위는 주요 금융기관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제재받는 첫 사례인 만큼 여러 차례 심의를 거쳐 법적 기준과 제재의 합리성을 따졌다고 설명했다.
최종 제재액은 금융감독원이 처음 금융위에 제출한 1조40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축소됐다. 금융위의 재검토 요구 이후 금감원이 지난 5월 다시 제출한 약 6000억원과 비교해도 2000억원 넘게 줄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감독규정에 근거해 금융위가 회사별 과징금을 30~40%가량 감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경에는 금융회사들의 피해 보상 규모와 법적 책임을 둘러싼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이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배상액이 부당이득 규모로 추산되는 금액을 웃도는 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이 반영됐다. 관련 민사소송에서 일부 은행이 승소한 사실도 고려 대상에 포함됐다. ELS 불완전판매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에 발생했다는 점 역시 감경 배경으로 거론됐다. 당시에는 비조치의견서가 적용되는 6개월 동안 고의나 중과실 등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면 제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마련돼 있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회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부담이 가장 컸다. 과징금 1723억3400만원에 과태료 13억원이 확정됐다. 하나은행은 과징금 924억7500만원, NH농협은행은 401억7500만원과 과태료 4억2000만원을 각각 부과받았다. 신한은행의 과징금은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은 179억원이다. 우리은행에는 3억3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수협은행은 과징금 없이 과태료 4200만원만 받았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과징금 92억450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으로 가장 큰 제재를 받았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과징금은 각각 2300만원, 1000만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과징금 400만원과 과태료 3억원을 부과받았다. KB증권과 삼성증권에는 각각 과태료 3억원, 10억원이 확정됐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은행권에서는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빠뜨리거나 손익구조를 지나치게 간략하게 설명하는 등 중요 정보 고지가 미흡했던 점이 제재 사유로 지목됐다.
증권사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 위반과 위험등급 관련 유의사항 누락, 부당권유 금지 위반 등이 적용됐다.
금융당국이 2023년 11월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실태조사에 착수한 지 약 3년 만에 제재 규모가 최종 확정되면서 장기간 이어진 관련 절차도 일단락됐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