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강세를 연출했다. 인공지능(AI) 주도의 구조적 성장세가 이어지면서다. 다만 미중일 증시는 각각의 시험대 위에 놓였다. 양극화를 마주한 미국증시는 메모리 호황이 이어질지를 가늠하고 있다. 중국증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병목 해소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일본증시는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온기가 내수로도 확산될지 시선이 쏠린다.
美, 반도체 쏠림 속 깊어지는 양극화…단기 향방은 마이크론 손에
지난주(15~18일) 미국 증시에서는 종목별 차별화와 제한적 상승세가 맞물린 장세가 나타났다. 반도체 위주 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22~26일) 미국 증시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이크론 실적이 반도체 업종 자금 쏠림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1.44%)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2.7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41%)는 모두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기술주가 이끄는 강세장이지만, 그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반도체·장비 업종과 소프트웨어 업종의 수익률은 6.6% 상승과 3.4% 하락으로 엇갈렸다. 실제로 대표적 AI 하드웨어 기업 웨스턴디지털(WDC)과 시게이트(STX) 주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 장중 최고치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액센츄어(ACN), 워크데이(WDAY) 등의 IT 서비스 종목은 17.97%, 4.02%씩 하락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에서는 24일 예정된 3분기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AI 주도 장세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향한 수급 쏠림의 핵심은 메모리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메모리 업종 호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마이크론의 실적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얼마나 뛰어넘을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전주 주가가 13.9% 오른만큼 호실적은 이미 일부분 선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경우 차익 실현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中, 과창판·창업판 신고가 랠리…하반기 반도체 장비 투자 가속화 전망
지난주 중국증시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광모듈 등 AI 관련주 강세가 나타났다. 과창판지수와 창업판지수는 신고가를 경신했다.하반기 중국증시는 AI 주도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나, AI 밸류체인 중에서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 과창판지수와 창업판지수는 각각 1900선, 4800선을 돌파했다. 미국·이란 간 종전협상 타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광모듈 기업 주가 상승폭 확대가 두드러졌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AI 서버 광모듈 글로벌 1위인 중쥐쉬창의 주가는 지난주에만 18%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모듈은 AI 데이터센터 내 고속 연결망의 핵심 인프라다. AI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확대되면서 고속 광통신 수요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하반기 중국증시에서는 AI 밸류체인 중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메모리 공급망이 중국 AI 밸류체인에서 병목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HBM 부족으로 학습용 AI 칩 경쟁력 확보에 차질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日, 니케이 7만 돌파 신기록…반도체 넘어 철강·내수주로 온기 확산
지난주(15~19일) 일본증시는 AI 주도 강세장이 이어졌다.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는 자동차 기업 도요타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라섰다. 향후 AI 주도의 구조적 강세는 여전히 유효할 전망이지만, 반도체 이외 업종 역시 주목해야한다는 조언이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니케이 225 지수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7만 포인트를 돌파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미국·이란 간 종전협상 타결로 해소되며 투자 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는 6월 중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누적된 기술적 부담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최근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에서 AI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기존의 반도체 중심 AI 수혜가 타 섹터로 확산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 철강·비철금속 섹터는 AI 인프라 투자 수혜 기대감에 6.88% 상승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 AI 수혜가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 섹터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 섹터 역시 주목할만한 업종으로 거론된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일본 경제가 추가 동력을 확보하면서 고용과 임금 개선 수혜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소비 지표의 개선은 제한적이지만, 경기 개선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전략 측면에서 AI 주도주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내수주를 편입하는 것이 일본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확보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