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출산 출산 장려와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규모 포용금융 정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허울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둘째 아이를 출산한 30대 여성 A씨는 보험사들이 포용금융 지원으로 출산관련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해서 알아봤다가 결국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출산 이후 보험료 납입을 유예해주고 보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서 기뻤지만 상담 결과 유예기간 1년 후 기존 보험료와 유예된 보험료까지 두 배로 내야한다는 조건을 듣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대 5%라고 발표된 보험료 할인은 실상 3%로 제공돼 월 2000원 수준인데다, 첫째 아이와 같은 보험사가 아니면 할인 대상이 아니었다. 신청 과정 자체도 대면 위주로 진행되는 등 복잡해 신청이 쉽지 않았다.”
보험업계가 출산 출산 장려와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규모 포용금융 정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허울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할인폭이 예상보다 작거나 조건이 보험사마다 상이하고 까다롭다는 이유에서다. 보험료 납입 유예 정책도 도입됐지만, 유예한 기간과 동일한 기간 안에 밀린 보험료를 내야 해 결국 ‘조삼모사’라는 지적이다.
◇ ‘출산 장려’ 투입 비용 가장 많은데…“정작 받을건 없다” 지적
13일 금융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보험업권이 향후 5년간 최대 2조원을 투입하는 포용금융 지원 방안에 대해 밝혔다.
지자체 소상공인·취약계층 대상 상생보험 제공 등 보험 무상가입에 따른 지원 부문에 600억원, 장기 연체 채권 소각 및 조정, 자살예방 등 사회공헌 사업에 7300억원, 출산 장려로 인한 보험료 할인 부문에 1조1000억원 투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중 1조원 이상으로 가장 큰 지원 규모가 배정된 ‘보험료와 이자 납입 부담 경감’ 분야에서 실효성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부문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 지원으로 지난 달 시행됐다. 출산·육아휴직 시 일정 기간 어린이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보험료를 납입 유예해주고, 운전 경력 인정 제도를 개선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주는 게 대표적이다.
먼저 어린이보험료 할인의 경우 출산 또는 육아휴직 시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다. 보장성 보험이 대상이며 실손의료보험은 제외다. 1년간 1~5%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경우 실질 할인액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30년 만기 보장으로 구성된 대부분의 어린이보험의 월보험료는 한 달 보험료가 10만원 미만이다.
월 보험료를 7만원으로 가정하면 연간 총 보험료 84만원에 3% 할인율 적용 시 월 2100원, 연간 2만5200원의 보험료 할인을 받게 된다. 할인기간과 할인율은 보험사마다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할인 기간과 규모는 이보다 작을 수 있다.
보험료 할인 정책엔 해당 계약 피보험자를 출산한 경우는 제외된다는 조건도 달려있다. 이는 이번에 새로 태어난 아기(신생아)의 보험은 할인 대상이 아니며, 기존에 있던 형제·자매의 어린이보험만 할인해 준다는 의미다. 즉 첫째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둘째를 출산한 경우 동생이 태어난 사유로 첫째의 어린이보험만 할인 가능하다. 첫째 아이를 처음 출산한 경우는 아이의 보험에서 본인이 피보험자이므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조차 첫째 아이 보험료의 할인이 둘째 아이와 같은 보험사일 경우만 적용되는 등 적용 조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
◇ 알고보니 조삼모사…보험사마다 조건·기준도 상이
보험료 납입 유예의 경우 별도의 이자 발생 없이 유예기간 종료 후 유예된 보험료만큼만 납부하게 되는 제도다. 다만 납입 유예 기간이 끝나면 유예기간과 동일한 기간에 걸쳐 분할납부가 이뤄지면서, 지출이 많아진 출생 이후부터 실질적으로 기존 보험료의 두 배를 납부하게 된다. 해당 제도엔 40세 이하 등 조건을 걸어 둔 보험사들이 있어 충족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신청 방식이 까다로워 신청률 확대에 걸림돌이란 불만도 적지 않다. 대부분 보험사에서 모바일 앱 신청보다 대면 고객센터나 오프라인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증빙 서류(주민등록등본, 육아휴직서 등) 제출과 함께 신청이 접수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자녀 출산에 따라 시간적·육체적 제약이 큰 가입자들이 신청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포용금융과 별개로 ‘출산 자체’를 기준으로 한 출산지원금 지급 특약을 탑재하거나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등 조건에 따라 수백만원 단위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담보도 도입했지만 이는 한화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에서만 따로 가입이 가능해 선별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청해도 제약이 있을 수 있고 혜택 기준과 조건도 보험사마다 다르게 설정돼있어 설계사나 전용 고객센터를 통한 확인 후 신청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