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검찰개혁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설치법이 18일 여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두 법안 처리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이석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단독 표결로 가결됐다.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은 오는 10월 기존 검찰청이 폐지된 이후 새롭게 설치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조직 구성과 기능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중대범죄수사청은 기존 검찰이 보유하고 있던 수사 기능을 전면 이관받는다. 수사 대상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 및 외환 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로 구체화됐다. 법 왜곡죄를 포함하는 내용도 골자로 담겼다. 조직 구조는 중대범죄수사청과 지방중대범죄수사청을 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중대범죄수사청장만을 지휘하고 감독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반면 기존 정부안에 담겨 있던 검사에 대한 수사 사항 통보나 검사 의견 협의 및 입건 요청 등 내용은 삭제됐다.
공소청은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에 입각해 기소 업무만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재편된다. 조직은 공소청 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3단 구조로 운영된다. 공소청법 핵심은 검사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 및 감독권을 폐지하고 검사 영장 청구와 집행 지휘권을 삭제하는 것이다. 검사 직무 권한은 법령이 아닌 법률로 엄격히 제한되며 공소청 장은 기존 명칭인 검찰총장을 유지한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검찰에 권한이 집중돼 있고 이를 함부로 써도 견제할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다 보니 마음대로 권력을 쓰고 부패하며 정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중수청 권한 남용 우려에 대해 권한을 쪼개고 상호 견제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공소청법 통과 직후 오늘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며 검찰청은 폐지됐다고 선언했다. 추 위원장은 이번 개혁안은 단순히 기구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헌재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원리를 사법체계에 온전히 이식하는 큰 일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 통과 직후 문금주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검찰개혁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변인은 검찰개혁은 선택이 아닌 시대적 명령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이 검찰개혁 법안을 두고 사법 난도질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공세를 퍼붓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과 정치검찰 카르텔 붕괴를 걱정하는 정치적 왜곡이자 노골적인 여론 호도라고 비판했다.
문 대변인은 수사와 기소 완전한 분리를 국가 대혼란이나 법치 붕괴로 몰아가는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 아닌 공포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독점하며 여러 폐해를 보여왔고 지난 정권 내내 이어진 선택적 표적 수사 무리한 기소로 쌓인 불신이 검찰 민낯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은 검찰 독점 구조를 해체하고 경찰 중수청 공소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검찰 일방주의를 바로잡아 새로운 사법 시스템을 세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도는 검찰 권력을 개혁하지 말고 그대로 두자는 것이며 이는 과거처럼 검찰 권력이 정치 한복판에 뛰어들어 민주주의를 흔들 수 있는 길을 다시 열어두겠다는 위험한 주장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이 마음대로 정치보복 수사 먼지털이식 압수수색 조작 기소를 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입법 과정이 졸속이라는 비판 또한 적반하장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흔들리지 않고 사법 정상화를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중수청 수사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해당 법안들이 삼권분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회의에서 곽규택 의원은 대체 토론을 통해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추진 목적이 정부 여당 강성 지지층에 대한 정치적 소구와 검사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 두 가지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송석준 의원은 수사 권한을 검찰에서 완전 박탈해 행정안전부 장관 밑으로 끌고 와서 공소청을 만들었다며 악법을 통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사법부를 권력 발 아래 두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역사상 최악의 법무부 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개악 중 개악인 가장 나쁜 공소청이 탄생했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별도 논평을 내고 부실 입법으로 국민 기본권까지 무너뜨릴 셈이냐며 거세게 비판했다. 곽 대변인은 법사위 소위 공소청법 처리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중수청법 처리가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각각 이루어졌다며 집권 여당 입법 폭주가 현실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곽 대변인은 정부 여당이 국민 삶보다는 검찰을 향한 보복에 치중하고 있으며 합의안에 대해 정략적 해석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검사가 사법 전문가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수사와 기소 과정은 법정에서 법리로 다퉈야 하는 사법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사법적 검토와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인권 침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사경 역할 정비 보완수사권 등 핵심 쟁점들은 매듭짓지 못한 채 개청 일정 맞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은 사법 체계라는 국가 기둥을 통째로 무너뜨리는 위험한 실험이라고 비판하며 법안 추진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러한 여야 극한 대립 속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 처리를 주도한 추미애 법사위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주 의원은 자신 소셜미디어를 통해 법사위원장은 법치주의를 지켜야 하는 자리임에도 추 의원은 자신 사익을 위해 재판소원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법을 통과시켰고 법사위도 독단 운영으로 망쳤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추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장면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후보명 사진 당명을 넣은 광고물 게시는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위반이며 이는 징역 2년 이하 벌금 400만 원 이하에 처하는 중대 선거범죄라고 명시했다. 주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즉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은 1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두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를 동원해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