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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 가격 급등하자…정부, 시장 개입 공식화

▲연기를 내뿜는 굴뚝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탄소배출권의 적정 가격 기준을 정하고 시장 개입을 공식화했다. 배출권 가격이 기준선보다 오르면 예비물량을 풀어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반대로 가격이 기준보다 내리면 경매 물량을 줄여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배출권 예비분을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

배출권은 기업의 탄소 배출에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가격이 높을수록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감축 투자 유인이 확대되는 구조다.

개정안에 따라 배출권 할당위원회는 배출권 가격 범위를 정하고 상한을 초과할 경우 정부가 예비물량을 투입해 가격 하락을 유도한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정부는 경매 물량을 줄여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정부가 배출권 가격의 기준점을 설정하고, 이보다 높아질 경우 개입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셈이다. 심의위원회는 오는 8월 기준 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배출권 시장 개입은 가격 급등세를 막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다.

4차 배출권 기본계획(2026~2030년) 기간에는 3차 계획보다 기업 할당량이 약 18% 줄면서 배출권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배출권 가격은 이날 기준 톤당 1만6800원으로, 지난 1월 2일 1만300원 대비 63%나 상승했다. 이번 개정안은 가격 급등에 대비한 일종의 시장 안정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4차 계획 기간 동안 기업에 사전 할당되는 배출권 총량은 23억6299만톤이다. 사전 할당량 외에 시장 안정화용 예비분 8527만톤과 시장조성 및 유동성 관리용 2000만톤을 포함해 총 1억527만톤이 예비물량으로 확보됐다. 4차 계획 기간은 총 5년으로, 연평균 4억7259만톤이 기업에 할당된다. 연평균 물량 대비 약 22%가 예비분으로 확보된 만큼, 가격 상승 시 상당한 규모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기업들은 정부가 제시한 가격 기준을 통해 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상한선에 근접하면 정부의 추가 공급으로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매수를 늦추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또한, 상단 가격은 기업들이 감내해야 할 배출권 비용의 최대치로 인식되면서 감축에 얼마나 투자할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박현신 에코아이 팀장은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 도입은 제4차 계획기간의 핵심 변화 중 하나이며, 이는 향후 배출권 가격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기존 시장안정화조치나 유상할당 경매는 정책 결정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되는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는 정해진 가격 기준에 따라 공급량이 자동 조절되는 구조로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할당대상업체를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시장안정화 예비분의 적정 가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또 그 범위는 실제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