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이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원전수출 리더스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지난달 대미투자의 일환으로 합의한 미국 대형 원전 8기 건설 프로젝트가 2028년쯤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부는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원전수출 리더스포럼’을 개최하고, 원자력계와 원전수출 시대를 만들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수출 리더스포럼은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KNA)가 회원사 등을 중심으로 발족했고, 첫 포럼 개최는 산업부가 함께 지원했다.
이날 포럼에는 지난달 22일 한미 양국이 합의한 ‘원전 프레임워크’의 협상을 실무 총괄했던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과 이상은 원전수출진흥과장이 참석했다. 강 실장과 이 과장은 원전 프레임워크 내용을 설명하고, 한미 양국의 협상 과정을 전달했다.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는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고, 이 중 2기를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으로 짓는다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1단계로 미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AP1000 2기를 먼저 건설한 뒤, APR1400과 AP1400를 각각 2기씩 추가로 짓는 2단계로 넘어간다. 이후 남은 2기는 AP1400으로 건설한다.
프레임워크 합의문에는 1~2단계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시차는 “6개월 이내가 되도록 합리적으로 노력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정부 부지를 원전 건설 부지로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속도를 끌어올리고, 부지가 사업성에 맞지 않으면 한국이 부지 재선정을 요구할 권한도 확보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기금 중 건설비 1000억달러와 예비비 200억달러를 투입한다.
사업 시기에 관해 이 과장은 “2028년쯤에는 미국의 어딘가에 사업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2028년에 미국 대선이 있어 미국 정부가 대선 전까지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속도를 낼 것 같고, 그 속도에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원전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이 과장은 “미국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해 보자는 생각이었다”며 “단순히 미국에 투자하는 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고, 그 참여를 통해 발생한 이익이 한국으로 다시 환류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원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 명목으로 1조원 이상 지급하는 내용으로 맺은 타협협정(SA)이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풀어야 할 과제였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팸플릿까지 제작해 미국의 여러 곳을 아웃리치했다”며 “’50년 전 미국이 한국에 뿌린 원전 기술이라는 씨앗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의 열매가 돼 이제 미국과 함께 번영하고자 한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미국 정부가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를 먼저 제안했고, 웨스팅하우스와도 APR1400 2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SA 개정에 합의했다. 다만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할 기술 사용료·역무·핵연료 대가의 상한선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인수하는 것에 관해 이 과장은 “웨스팅하우스가 거둘 이익을 우리 기업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시공·기자재 업체를 중심으로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기업들의 참여 의향을 조사하고 있으며,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원전 수출 첫걸음 △인증 취득 △공급사 등록 △수출보증보험 등 현재 제공 중인 30여개 지원사업을 고도화하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 맞춤형 신규 지원방안을 발굴해 내년부터 본격 지원할 방침이다.
강감찬 실장은 “금번 한미 합의 성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원전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수해 온 원자력계의 노고 덕분이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K-원전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원자력계가 한마음으로 역량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원전수출 시대를 만드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