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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AI 도입률 5.3% 불과…“협동조합 중심 공동 생태계 조성해야”

중기중앙회·중기부·중기연, 제4회 통합학술대회 개최

단독 대응 어려운 中企, 연대 기반 ‘업종별 AX’ 대안 부상

▲제4회 중소벤처기업연구 통합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시진을 찍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국내 중소기업의 AI 도입률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자금과 데이터가 부족한 개별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공동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모두의 성장, K-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전환’을 주제로 제4회 중소벤처기업연구 통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기업가정신학회 등 8개 유관 학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의 AI 및 디지털 전환(AX·DX)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실적 제약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연대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은 AI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AI를 활용하는 기업 비중은 2배 이상 늘었지만, 중소기업의 AI 도입 비중(20.4%)은 대기업(40.0%)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는 중소기업 비중은 5.3%에 그쳤으며 제조업 분야는 1%에 머무르고 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관련 경험 및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공지능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며, “제조 중소기업 AX 대전환, 소상공인 AI 전환, AI 유니콘기업 육성, 지역 주도형 AX 대전환 등 4대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의 경쟁력이 ‘데이터 축적’에 있는 만큼 개별 기업 단위의 대응으로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과거 IT 혁명은 외부 기술을 수동적으로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이었지만, AI의 본질은 데이터에 있다”며 “데이터는 다양하게 많이 쌓을수록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마케팅이나 R&D를 중심으로 공동사업 노하우를 가진 협동조합의 공동 대응 능력이 AI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협동조합 중심의 인프라 공유를 이뤄낸 북이탈리아 모델이 제시됐다. 김희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밀리아-로마냐 및 트렌티노 지역의 연대 기반 혁신 모델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협동조합들은 당기순이익의 3%를 상호기금으로 의무 출연해 개별 조합이 단독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데이터 인프라 조성이나 클라우드 구축 등에 투자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장 밀착형 기술 중개 조직을 통해 개별 기업의 기술 수요를 해결하고, 공용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사례”라며 “국내에서도 연대 기반 혁신기금 조성, 한국형 현장 밀착형 기술 중개 체계 구축, 공동 활용이 가능한 디지털 거점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기업과 기업, 업종과 지역, 산학연이 각자의 자원을 공유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학계도 뜻을 같이했다. 이날 이어진 8개 학회장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중소기업의 혁신 전환이 기업·업종·지역·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혁신 생태계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데이터 공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비밀 노출 우려를 해소하고, 관련 규제 대응 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AI 정책도 기술 보급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 활용과 인프라 실증을 통해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며 “기업 간 협력과 업종·지역 간 연계가 중소벤처기업의 자원과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