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항공은 어린이와 보호자의 옆좌석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하고 있다. 사진=알래스카항공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어린 자녀와 보호자가 나란히 앉기 위한 좌석에는 추가금을 면제하는 제도와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달 7일 항공 여객 권리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개정안에는 14세 미만 어린이와 동반자가 나란히 앉을 경우 별도의 좌석 지정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04년 도입된 해당 규정을 20여 년 만에 손보면서 아동 동반 좌석을 새로운 승객 권리로 포함한 것이다.
미국 교통부(DOT)는 주요 항공사 10곳의 아동 동반 인접 좌석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항공·아메리칸항공·프론티어항공·하와이안항공·제트블루 등 5개 항공사가 일정 조건 아래 13세 이하 어린이와 동반 성인의 인접 좌석을 별도 비용 없이 보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외항사들은 가족 단위 승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트블루는 가장 저렴한 ‘블루 베이직(Blue Basic)’ 운임에도 어린이와 동반 성인의 인접 좌석을 추가 비용 없이 배정하고 있다. 알래스카항공 역시 동일 예약의 13세 이하 어린이가 최소 한 명의 동반 성인과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현재 어린이와 동반 성인의 인접 좌석을 추가 비용 없이 보장하도록 하는 공통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대신 항공사들이 유·소아 동반 승객을 대상으로 좌석 배정과 우선 탑승 등의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만 2세 미만 유아 동반객에게 앞열 좌석과 우선 체크인·우선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성인 1명이 유아 또는 7세 미만 어린이 2명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 우선 좌석과 우선 체크인·우선 탑승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아동 동반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내 제도화에 따른 체계 변화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인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 주임 교수는 해외 사례에 대해 “미성년자와 보호자의 좌석 배치도 모든 항공 승객이 당연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도입에 대해서는 “항공 승객의 보편적 권리는 계약의 영역에서 규율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법률이나 행정 규제로 강제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 기자
